-송하진 지사의 유머와 프리젠테이션이 성패 좌우

전북도가 2017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유치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피소드들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이 종주국 자격으로 6번 개최한 반면, 터키는 한번도 세계대회를 열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약점으로 작용했다.

특히 2011년에 경주대회에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됐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송하진 지사 취임 후 가속도를 내면서 8월부터 본격적인 대회유치전에 돌입했다.

러시아 첼라빈스크에서 막판까지 승패를 점칠 수 없었던 유치전은 개최지 결정 당일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PT(프리젠테이션)에서 승패가 좌우됐다.

결국, 역사적인 2015년 5월 10일,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집행위원회에서 무주가 경쟁도시인 삼순을 제치고 2017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 개최권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유형환 전북태권도 협회장으로부터 당시 러시아 첼라빈스크에서 유치전을 펼쳤던 생생한 에피소드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지휘봉을 잡은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고군분투했다. '만나야할 사람은 다 만났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농담도 섞어가며 대담하게 집행위원들을 설득했고, 태권도원 성지인 무주 태권도원 등 대회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특히, 프리젠테이션에서 전북도가 대회를 유치할 경우, 아시아나 항공료 40% 할인과 저개발국에 대한 숙박지원 및 태권도 발전기금 지원 등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전북이 대회를 유치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송 지사는 이연택 추진위원장, 이대순 명예부총재를 비롯해 이규성 아시아 태권도연맹회장, 한국체대 교수인 정국현 집행위원 등과 함께 서울에서 여러차례 대책회의를 갖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다.

 

정부 대표로 대회 유치에 온힘을 쏟은 김종 문광부 차관은 경주대회 등 한국에서 열린 대회기간 동안 약속을 못지킨 점을 깊이 사과했다.

 

이어, 무주대회가 유치될 경우, 법무부, 외교부, 문광부, 전북도 등 7~8개부처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면서 반드시 약속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이연택 추진위원장은 조정원 현 총재가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로 나설 당시 세계여러나라를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시 빚이 있었던 조 총재는 이연택 위원장의 유치노력에 보답이나 한 듯 무주 유치에 손을 들어줬다.

황정수 무주군수는 현 집행위원들이 10여명 넘게 무주태권도 엑스포 등 무주를 방문한 기록이 있어, 현장에서 깍듯이 대접하며 관계를 맺어온 것이 큰 몫을 했다.

 

최형원 전북도체육회 사무처장도 송하진 지사의 전방위 참모로 활동했다. 전북도 체육회 최고 수장인 그는 송지사를 보필하면서 대한체육회(KOC)승인을 받아내는 등 맹활약했다. 현지에서는 15명의 태권도 전문기자들을 일일이 관리하면서 대외 홍보에 가교 역할을 해냈다.

 

고봉수 전북태권도협회 전무이사 겸 집행위원의 활약은 남다르다. 한국체육대학 정국현 집행위원과 함께 카이로의 집행위원인 폴리를 만나기 위해 러시아에서 카이로까지 28시간동안 비행기로 날라갔다.

폴리 집행위원들 가족들과 저녁을 하면서까지 무주 유치의 필요성을 감동적으로 설득해 승리의 요인 중 하나가 됐다. 이어 싱가폴로 날라가 싱가폴 집행위원을 설득, 한국표로 바꿔놨다.

당시 한국인 태권도 사범 중 필리핀 홍성천 회장, 멕시코 문대원 집행위원, 뉴질랜드 김태경 집행위원, 태남회장 최지호 집행위원 등도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긴밀하게 협조했다.

유 회장은 "2011년 경주세계대회에서 약속이행 등을 하지 않아 무주유치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이번 무주 세계태권도대회 유치는 송하진 도지사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일궈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9월초 국적을 초월해 광범위한 2017무주세계태권도대회 조직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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