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기부,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15년의 나눔, 그 따뜻한 발자취”
-“천사기념관 착공·함께주방 개소… 얼굴없는 천사의 정신, 공간으로 이어지다”
[투데이안] 지난 25년간 한 번도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선행을 이어온 ‘얼굴없는 천사’. 그 숭고한 나눔의 정신을 기념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얼굴없는천사축제’가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하는 기자회견이 9일 오전,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렸다.
노동식 조직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은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서 더욱 빛났고, 이제는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하나의 상징이 됐다”며 “그분의 뜻을 이어받아 이 축제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전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얼굴없는 천사의 첫 선행은 2000년대 초반,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앞에 놓고 간 성금 봉투 하나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매년 빠짐없이 이어진 익명의 기부는 시민들 사이에 잔잔한 감동을 퍼뜨리며 ‘얼굴없는 천사’라는 별칭을 남겼고, 그 정신은 2010년부터 축제라는 형태로 확장됐다.
올해 15회를 맞는 얼굴없는천사축제는 당초 10월 초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추석 연휴 일정과 시민 참여 확대를 고려해 오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로 일정을 조정했다.
조직위는 올해 약 3,0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행사장에는 여유 있는 공간과 함께 세대별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다.
축제의 15주년을 맞아 상징적인 공간 조성도 본격화된다. 조직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얼굴없는 천사의 나눔 정신을 기록하고 기념할 수 있는 ‘천사기념관’의 착공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기념관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지난 25년간 이어져온 나눔의 역사를 담아내고, 미래 세대에 그 가치를 전하는 교육 및 상징 공간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또한 시민들이 일상에서도 축제의 감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포토존(사진존)**도 함께 조성된다.
더불어, 노송동 천사마을에는 최근 ‘함께주방 1호’가 문을 열었다.
이 공간은 소외된 이웃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음식을 나누고, 관계를 맺는 소통의 장으로, 얼굴없는 천사의 나눔을 실천하는 또 하나의 플랫폼이 되고 있다.
노동식 위원장은 “음식은 단순한 끼니를 넘어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따뜻한 매개체”라며 “이곳에서 펼쳐질 소소한 일상 속 나눔이야말로 진정한 천사의 실천”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얼굴없는 천사가 최근 수상한 '현대아너상’에 대한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나눔 분야에서 의미 있는 이 상은 얼굴없는 천사의 25년간의 선행과 나눔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결과로, 상금 2억 원이 수여됐다.
그러나 천사는 이번에도 예외 없이 그 전액을 조용히 지역 사회에 환원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끝까지 이름보다 나눔의 가치를 우선한 그분의 결정은, 전국적인 나눔 실천의 물결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며, “진정한 기부의 본질을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얼굴없는천사축제는 이제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전국적인 나눔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조직위는 이번 15주년 행사를 계기로, 천사의 나눔이 일회성 기부를 넘어 관계와 감동, 그리고 세대 간 희망으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나눔’으로 확장되길 기대하고 있다.
최영인 부위원장은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이뤄내고, 그 변화는 다시 누군가의 삶을 밝히는 빛이 된다”며 “이 축제를 통해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또 다른 ‘천사’가 될 수 있음을 느끼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