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규 전북대학교 교수(재정·공공경제학)
전북발전협회 회장

[투데이안]조선의 대동여지도에서 보는 김제는 전주의 일부였다.

김제 역사를 보면 백제시대에는 벽골군(벼의 고을, 백제 비류왕 27년 서기330년)이었고, 서기 660년에서 663년까지의 백제부흥운동기간 중 60여일(662년 12월~663년2월)은 백제부흥군의 수도 역할은 했던 지역이다.

당시 부흥군에게 군량미를 공급하기 좋은 곳이었다. 백제시대 후 신라에 병합된 시대에는 행정구역이 9주(州)로 개편될 때(경덕왕 16년 서기757년) 전주(全州)의 김제군으로 됐다.

이때의 김제는 ‘금의 언덕’ 또는 ‘황금의 벌판’이라는 뜻이라고 전해진다.

오늘날 전주시를 왕도로 했던 후백제의 완산백제시대(서기900년~936년)가 지난 후 고려에 병합된 고려시대의 서기940년에는 부윤(富潤)과 거야(巨野)로 바뀌었다.

이후 서기1143년(인종21년)에 전주목(全州牧)의 김제현으로 승격됐고, 서기1171년(무신정권 시작의 명종 원년)에는 전주목의 금구현이 성립됐다.

고려 예종 때에는 전주목 관할의 김제현 금구현 만경현이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서기1403년(태종3년)에 김제현이 김제군으로 승격됐고, 서기1620년(광해군12년)에 만경현이 김제군에 통합됐다.

1895년 6월 23일 당시의 김제는 전주부의 김제군이었다.

근세에 들어 조선의 대한제국이 이름을 잃은 후인 1914년 4월 1일에 만경군과 금구군이 김제군에 통합됐다.

이후 1931년 11월1일 김제군의 김제면이 김제읍으로 승격됐고, 1935년 3월 1일 전주군 우림면 청도리가 김제군 금산면으로 편입됐다.

대한민국 시대에 들어 1989년 1월 1일 김제군의 월촌면 백산면 봉남면 황산면 일부가 김제읍과 통합됨으로써 김제군에서 분리된 김제시가 출범했다.

도농통합 정책에 따라 1995년 1월 1일 김제군이 김제시에 통합돼 오늘날 김제시가 됐고, 최근에는 전주시와 김제시의 경제통합 및 행정통합을 희망하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김제시를 지역구로 둔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말에 의하면 군산시와 통합을 희망하는 김제시민은 압도적으로 적고 전주시와 통합을 희망하는 시민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김제 주민이었던 10만여의 주민들은 현재 전주의 효자동 삼천동 서신동 일원에 이주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주와 김제는 하나의 경제생활권이 돼가고 있다.

한편,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던 1960년대까지만 해도 김제의 인구는 25만여명 수준으로 김제평야에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그러나 1992년에는 138,944명(김제군91,994명, 김제시46,960명)으로 급감했고 도농통합의 김제시 출범 직전 해인 1994년에는 130,138명(김제군82,788명, 김제시47,350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2007년에는 10만명 선이 붕괴돼 97,615명(2006년 100,238명)을 기록했다(통계청 인구통계 참조).

최근 2024년 10월 기준 김제 인구는 80,615명이고 8만명 선 마저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특단의 인구감소 방지 방안이 필요하다.

김제는 소멸위험지수 기준의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물론 전주시를 제외한 전북의 나머지 시·군들이 소멸위험지역이고 김제는 소멸위험지수가 0.284수준의 소멸위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의 소멸위험지수는 임신‧출산 적령기(20~39세)의 여성인구수를 65세 이상 인구수로 나누어 산출하며 산출값이 낮을수록 소멸위험이 큰 것으로 본다.

소멸위험지수가 0.2 미만이면 소멸고위험, 0.2~0.5이면 소멸위험 진입, 0.5~1이면 소멸주의단계, 1~1.5이면 정상, 1.5를 넘으면 소멸저위험으로 분류되는데 전북의 소멸위험지수(0.394)는 전국평균(0.615)보다 소멸위험이 매우 심하며 전남(0.329), 경북(0.346), 강원(0.388) 다음으로 소멸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2024.6.30. 한국고용정보원 발표자료 참조).

한 지역의 지속적인 인구감소 현상은 그 지역에서 먹고살기가 힘들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수십년간 김제가 관련 돼 있는 새만금 개발을 부르짖고, 최근에는 김제군산부안을 묶는 새만금특별자치단체 설립을 외쳐 봤지만 김제의 인구감소를 막아내지는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한 두가지를 든다면 산업혁명의 흐름을 제대로 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전북경제를 이끌어가며 인구댐 기능을 할 수 있는 강한 중심경제가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 중심 사회였던 1960년대는 농업인구가 김제와 전북지역에 모여 살았지만, 1961년 이후 한국의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농업으로는 먹고살기 힘들어 하는 주민들이 산업화된 지역으로 이사 가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현재에도 인구유출이 계속되기 때문에 250만 전북도민, 25만 김제군민은 머나먼 이야기가 돼 버렸다.

이제는 김제나 전북의 인구감소 추세가 멈추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산업혁명의 물결을 타고 가며 전주김제통합 경제를 세워 에너지 수도로 변신하는 길을 가야 된다.

중동의 석유가 중동을 부유하게 만들었듯이 에너지 신산업이 전북을 부유하게 만들 것이다.

산업이 있어야 사람이 있겠지만, 사람이 산업을 만드는 것이므로 에너지 수도를 만들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이들이 김제나 전북의 미래 에너지 신산업 직업들을 앞당겨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는 인간 개인의 생활이나 산업의 작동, 국방에 없어서는 절대 안되는 필수재이다.

에너지를 풍부하게 선점해 타인이나 타국에게 판매해 많은 부를 축적한 주체는 타인이나 타국을 지배하는 힘을 발휘했고 영광된 삶을 가졌음은 인류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에너지가 빈약해 상대방에게 의존하는 개인이나 나라는 에너지 수급 상황에 따라 삶의 불안과 경기불황의 위기를 경험했다.

이 때문에 에너지 시장의 공급차질을 수용·변통할 수 있는 가계·기업·정부의 감내능력은 에너지 안보 능력과 직결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의 영토내에서는 한 방울의 석유가 나오지 않는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 안보가 항상 중요한 문제가 됐던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해상풍력과 수소에너지로 전북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

특히 서해를 마주하고 전주김제 통합 경제권은 엄청난 바닷물과 해상 바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 수도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서해의 해상 풍력을 생산하고 서해의 바닷물에서 직접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가며 김제의 새만금 신항을 통해 글로벌시장의 수소에너지 공급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필자가 그동안 김제시에 꾸준히 제안해 왔던 해상풍력수소에너지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가지고 전주의 전북대학교가 에너지 신산업 인력을 양성해 공급하고, 전주의 AI(인공지능)기술력 및 브레인ㆍ브랜드 파워와 김제의 서해바다 해상풍력발전 및 수소에너지 생산을 융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성사된다면 전주김제 통합 경제권은 김제의 새만금 신항을 통해 글로벌시장의 수소에너지 공급 주도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AI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기반의 신산업 기업들이 몰려들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주김제 통합 경제권은 인구100만명 이상의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3대 경제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다녀야 길을 만들 것이 아니라 길을 만들어 놓고 사람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에너지 신산업의 산업단지가 있어야 에너지 신산업의 인재를 양성하는데 예산을 투입한다는 생각을 거두고 에너지 신산업의 인재를 먼저 양성해가면서 에너지 신산업의 산업단지 육성과 일자리 만들기를 해야 한다.

멀지 않아 전주시와 김제시는 행정통합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전주김제 통합시는 지형적으로 전북 중심지역이고 경제적으로도 전북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강한 중심경제를 작동시킬 수 있는 지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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