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안] ‘2023전주문화재야행’이 오는 26일부터 27일까지 전주 한옥마을과 경기전, 전라감영, 풍남문, 풍패지관(전주객사) 등 전주 구도심 일원에서 펼쳐진다.
올해 전주문화재야행에서는 시민과 관광객이 문화유산과 함께하는 총 8개 섹션의 24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전주문화재야행의 슬로건은 ‘풍패지향 왕의 궁원을 거닐다’로, 전주시가 추진 중인 ‘왕의 궁원 프로젝트’의 청사진을 담아냈다.
주요 프로그램은 총 6가지로, △문화재 열두달을 쏘다 △경기전 좀비실록 △문화재 조선 퍼레이드 △문화재 콘서트 '풍류 한마당' △문화재 풍류 한사발 △문화재 잼버리 등이다.
이 중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경기전 좀비실록’으로, 임진왜란 때 조선왕조실록을 지켜낸 전주사고(史庫)를 소재로 만든 공포 역사 체험 프로그램이다.
올해 전주문화재야행은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를 맞아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직접 참여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이왕수 전주문화재야행 기획·감독을 만나 올해 전주문화재야행을 미리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전주문화재야행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전주문화재야행은 문화재청 사업입니다. 전주에서 열리게 된 것은 2016년도부터입니다.
그 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문화재청에서 정동야행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것이 최초입니다.
정동야행을 통해 국민들에게 어떻게 문화재 활용 프로그램으로 안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실험을 해본 것 같습니다.
기존의 문화재청 사업들을 보면 보존과 계승에 중점을 두고 사업들을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문화재 활용’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문화재 활용’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문화재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문화재가 국민의 삶 속에서 좀 더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오랫동안 활용될 수 있게끔, 하는 데 목적을 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15년도 정동야행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전주와 군산 등 10개의 지역을 대상으로 한번 더 실험을 한 것 같습니다.
전주는 문화재야행의 시초 중에 하나라고 보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문화재야행 사업은 2015년부터 매년 개최되어 왔고, 연차가 늘어남에 따라 매년 꾸준하게 문화재야행을 개최하는 도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약 47개의 지자체에서 문화재야행이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주문화재야행 같은 경우에는 5월에 양일간, 그리고 10월에 양일간 각각 진행됩니다.“
◆이번 문화재의 주제와 의의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이번 문화재야행은 ‘풍패지향 왕의 궁원을 거닐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주가 왕의 본향이고, 조선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공간임을 알리기 위해 지어진 슬로건입니다.
한옥마을을 기점으로, 경기전, 전라감영, 풍패지관, 풍남문 등 여러 문화재가 한 데 모여 있는 전주의 밤을 유유자적 거닐면서, 공간과 테마별로 구성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기도 하죠."
◆8야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먼저 8야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8야는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문화재야행의 섹션입니다.
야식, 야로, 야사, 야화, 야설, 야식, 야숙, 야시으로 구성되는데, 각각 ‘밤에 비춰 문화재’, ‘밤에 걷는 거리’, ‘밤에 듣는 역사이야기’, ‘밤에 보는 그림’, ‘밤에 감상하는 공연’, ‘밤에 즐기는 음식’, ‘문화재에서의 하룻밤’, ‘진상품/장사이야기’를 상징합니다.
문화재야행은 문화재를 8개 섹션 프로그램으로 풀어내는 행사입니다. 결과적으로 8야는 문화재청에서 부여한 일종의 미션입니다.
한지축제에서는 한지가, 구기자축제에서는 구기자가 구심점이 돼 축제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문화재야행은 지역과 지역의 문화재를 주제로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서 8개 섹션에 따라 만들라는 미션이 걸린 축제인 셈이죠.
지역이 품고 있는 역사의 이야기 등을 8가지 섹션으로 해체하고 재구성하며 전주 안에서 또 하나의 전주를 만들어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올해 전주문화재야행은 8개 섹션에 24개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됩니다.
이 중에서도 6개의 주요 프로그램을 뽑았는데,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문화재야행이 문화재청이 만든 목적성이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죠?
앞서 말한 미션을 잘 소화하고 잘 만들어낸 팀을 전국적으로 1년에 한팀을 뽑습니다.
우수 지역을 뽑는다는 말인데, 평가기준도 잘 잡혀져있습니다.
그 평가기준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으로써, 6개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선보인 것입니다.
그밖에 6개의 주요 프로그램을 제작한 이유는 문화재야행에서 파생된 프로그램들을 단발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안착하고자 하는 목적성도 있습니다.
저희는 2016년부터 매년 주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그 주력사업이 야행 이후에도 지역 예술인들이 운영할 수 있도록 상용화 해 또 다른 삶의 터전을 만들어내고자 합니다.
여태까지는 1~2개의 주요 프로그램을 뽑았는데, 올해는 6개의 주력사업을 준비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6개 주력사업을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문화재 열두달을 쏘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하늘에 전주를 상징할 수 있는 12개의 대형 미러볼이 상공에 띄워지게 되는데, 이 12개의 달을 의미하는 것은 ‘전주는 12달 동안 항상 풍요롭고 행복하고 기운이 넘치는 도시다’라는 의미를 상징할 수 있는 것을 실물화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두 번째는 ‘문화재 조선 퍼레이드’가 있습니다. 한 지역의 예술가들이 250명 정도가 모이고, 또 야행에 참가하는 인원 100명, 또 지역의 시민 150명 정도가 모집되어 조선의 복장으로 행렬을 하는 거죠.
퍼레이트 문화가 많이 사라지는 시점에서 저희는 다시 전주에 퍼레이드 문화를 만들어내고자 합니다.
조선을 콘셉트로, 어떻게 보면 조선왕조시대의 태조의 봉안행렬의 또 다른 현대화 버전을 만들어내고자 함입니다.
그밖에 경기전을 기점으로 ‘경기전 좀비신록’이 열립니다. 조선왕조실록과 어진을 구출하기 위한 프로그램인데, 임진왜란 시대로 설정하고 스토리텔링을 진행했습니다.
실제로 당시에 실록을 옮긴 이가 안의와 손홍록인데, 일반 백성이었다라는거죠. 이 현시대에 실록이 한권이 없어졌다는 설정을 스토리텔링 해서, 국민이 그 실록을 구하기 위해 경기전에서 마지막 한 권을 찾아오는 미션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번 경기전 좀비실록의 경우, 하루에 600명씩 이틀간 1200명을 받았는데 하루만에 매진이 됐습니다.
유료 프로그램인데도 하루만에 매진된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이는 야행이 폐막한 다음에도 경제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저는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끔,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며 경제 효과를 유발할 수 있게끔, 하고자 합니다.
다른 예로는 지역 예술가들, 원로 문화재 선생님들과 결합해 새로운 무대를 개발하는 방법도 있고, 음식을 활용한 사업, 그리고 여행 해설에 대한 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6가지를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탄생하고 내년에는 또 다르게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게끔 하는 주력사업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전주문화재야행에서 주목해야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우선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조선왕조실록 봉안행렬을 모티브로한 ‘문화재 조선 퍼레이드’인데요.
지역에 있는 예술가분들이 발 벗고 나섰다는 점과 지역 시민들을 합세해서 우리만의 고유의 문화적 퍼레이드. 우리것을 다시 만들어내는 의미도 있지만 옛날 것을 다시 되살리는 큰 의미도 있어 주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경기전 전체를 활용해 현대인이 충분하게 즐길 수 있고, 또 문화재가 이렇게까지 활용될 수 있다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또 이것들이 관광자원으로 만들어져 경제적 효과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경기전 좀비실록입니다.
이 두 부분이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밖에 전주문화재야행 같은 경우에는 전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500명 이상이 참여합니다.
저희가 기획을 했지만, 결국엔 완성은 전주에 있는 모든 시민들이 완성을 해나가는 축제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축제를 준비하는데에 어려운점이 있었다면?
"어려운 점은 매번 있었던 거 같습니다. 사실상 전주문화재야행을 제작하는 그룹의 연령이 젊은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새로운 것들을 하려고 하고, 또 여태까지 했던 것들을 답습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합니다.
그러다보니까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을 많이 하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해 같은 경우에도 전국에 문화재 활용사업에 대한 실무작업이 전주야행 하는 날 여기서 개최가 됩니다.
저희같은 문화재 활용가들이 와서 전주야행을 직접 보고, 교육도 받고, 벤치마킹도 하는 아트 페어정도의 규모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매년 새로운 것들을 하면서 매년 주목을 받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부담이 상당이 많이 되는 부분이 크고, 좀 달라야한다, 전주만의 특색이 있어야한다는 강박이 좀 있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 시기 같은 경우에는 전면 온라인으로 바꿨거든요. 그것도 굉장히 큰 이슈가 됐었습니다.
전면 온라인으로 바꾸면서 전면 사전예약제로 바꾼 다음, 코로나가 종결이 안되니까 전면 온라인에서 전면 사전예약제로 바꾸면서 어찌됐던 저희가 프로그램을 하고 문화재 활용을 하는 예술을 펼치는 것도 중요한데, 여기에 참여하시는 분들도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희가 여기서 포기를 하게되면 여기서 파생되는 일거리들이 없어진다는 게 염려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끝까지 버티고 어떻게든 프로그램을 실행함으로써 경제적 파급 효과도 이뤄질 수 있게끔 하는 부분이 있고, 항상 저희는 주목을 받아왔었습니다.
전주는 잘하니까, 전주는 다르니까, 심지어 저희는 18년도에 1등을 한 사례가 있거든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꼭 가봐야 할 야간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린 적도 있고, 그러다 보니 좀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고, 좀 더 다르고, 좀 더 잘해야된다는 부담감이 있다 보니 고생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에 특히 시민들과 함께하는 참여 프로그램을 많이 활용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일단 경기전 좀비실록 같은 경우에는 1,200명 정도가 오시게 되는데, 어진과 실록을 수호하는 시민수호단이라는 조직을 명칭을 부여했죠.
이분들이 직접 참여하셔서 게임도 하고, 경기전의 역사도 파헤쳐보면서 미션을 통해 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시민이 지켰다는 퍼포먼스를 통해 자긍심도 느낄 수 있게끔 하는 구조입니다.
문화재를 활용하는 많은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 많은 시민을 모집했고, 문화재 조선 퍼레이드 같은 경우에도 시민이 합세를 하는데, 코로나 시기 동안 움츠려들었던 부분이 아직 남아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완벽한 종식의 의미도 있고, 나와서 함께 즐기고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들이 앞으로의 문화재 야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참여 프로그램의 지분을 늘리고 있습니다.
지역에 있는 생활문화센터를 통해 생활문화동호회 분들이 30팀 이상의 팀을 모집 받아서 또 그분들이 여태까지 가지고 있던 장기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무대도 만들었습니다."
◆전주 문화재야행과의 인연은?
"저는 원래 전공이 판소리입니다. 또 어떻게 보면 기획자이자 창극 연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전통과 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건 확실한 것 같고, 그 안에 이제 대사습놀이 축제분야에서 팀원도 했었고, 기획팀장도 했었고, 또 총감독까지 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한 역량과 과정이 있다 보니까 전주 문화재야행에서 제가 감독을 하고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화재야행을 맡으면서 상당히 저도 부담이 컸는데, 이상하게 전통하시는 분들은 다 그렇겠지만 애착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런 소중한 가치에 대해 조금 더 철학에 대한 의미를 깊숙히 알고, 어떻게 활용해야될지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해야 하나요? 그러다보니까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반 축제나 행사와는 다른 결이, 문화재는 힘들게 작업을 하는데 뭔가 만들어진 것을 가져오지 않고, 저희가 24개 프로그램을 장인정신으로 하나하나 만들어냅니다.
그러다보니 좀 좋은 평을 받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또 직업관과 연결된 부분이 있는데, 연출을 하다 보니까 연출에 의해서 보석같은 원석을 가지고 아름답게 연출을 함으로써 국민에게 또 다르게 선보이는 그 과정들이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좀 신중하게 작업을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전주 문화재야행을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한마디
"전주가 사실 대중들에게는 음식의 고장, 문화예술의 고장이라고 많이 얘기하시거든요.
또한 풍요로움의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도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정성스러운 한정식을 차리듯이 저희가 이번에 문화재야행을 통해서 전주에 의한, 전주를 메세지로 한 전주의 문화재를 가지고 큰 고급스러운 문화재 한 상을 차려놨습니다.
즐겁게 즐기시고, 편안하게 있다가 문화재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시고, 전주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왕수 李王秀 (39세) 전주문화재야행 기획/감독은 누구?
▷현) 전주문화재야행 기획감독▷문화예술공작소 예술감독▷국립무형유산원 명인오마주, 이수자뎐 연출▷전북대학교 한국음악학과 출강
[학력]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졸업▷국립전북대학교 한국음악학과 졸업
[공연작품]
▷[2019년 전라북도립국악원 창극단 정기공연]-창극 '만세배 더늠뎐' 연출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선정작]-판소리극 '화용도' 연출·각색▷[2018년 전라북도무대공연작품 페스티벌 선정작]-음악극 '여인1894[남겨진 자들의 이야기]' 연출·각색▷[2017년 국립무형유산원 '출사표' 초청작]-음악극 한국단편소설뎐 '경성역' 극본·연출▷[2017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창작연희극페스티벌 선정작]-연희극 '샤먼햄릿'극본·연출
[축제]
▷전주문화재야행 총감독▷전주대사습놀이 축제분야 예술감독▷전주세계소리축제 무대감독▷공주박동진판소리 명창·명고대회 축제분야 기획·연출
[문화유산 활용 콘텐츠]
▷문화유산해설프로그램 경기전 '왕과의 산책' 연출▷이야기술사 '경기전 사람들' 연출
[수상]
▷2018년 문화재청 문화재활용사업 '전주문화재야행' 최우수상 수상▷2017년 전라북도무대공연작품 페스티벌 판소리극 '화용도' 최우수작품 선정▷2016년 국립무형유산원 연출가 발굴전 '출사표' 최우수 작품 연출상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