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인은 무엇인가? 연이은 대풍작에 따른 공급량 증가, 새 정부 들어 중단 된 쌀 대북지원, 쌀시장 개방에 따른 의무수입물량(MMA)의 증가라고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말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정부가 20만톤 이상 늘려 수매해야하는 부담 등 정책적 측면에서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인 만큼 논외(論外)로 친다면 역시 버금가는 주요인중의 하나는 급격한 쌀 소비 감소추세를 들 수 있겠다.
사실인즉, 쌀 소비를 늘려야 한다는 절박한 외침이 지금처럼 드높은 때가 있었을까? 필자의 기억엔 없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작년 말 기준 우리 연간 쌀 소비량은 75.8kg, 이를테면 밥 한공기가 112g정도라 하니 대략 한 홉의 쌀만 가지면 하루를 연명할 수 있는 것이 지금 우리 쌀 소비의 현주소라는 애기다.
따라서 신곡의 수확이 시작된 10월 현재, 정부 비축미가 92만톤 정도이니 세계식량기구(FAO)에서 권장하는 쌀의 적정한 보유물량인 72만톤(연간 소비량의 17%정도)을 감안하고라도 위에서 언급한 바처럼 시장으로 유통되지 못하고 창고에서 잠들어 있는 20만톤 이상의 남아도는 쌀의 처리문제가 심각한 국정과제로 대두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쌀 소비촉진의 문제는 이제 쌀 농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돼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지면의 한계 상 과잉재고 쌀과 쌀값 하락요인에 대한 양정(糧政)측면의 문제는 논외로 친다 한다고 하드래도 결국 문제해결의 한축이라 할 수 있는 쌀 소비촉진의 문제는 지금 당장 소비자인 국민주체의 입장에서 풀어나가야 할 우리 자신의 문제가 아닐까? 그렇다면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지금 일본열도에 지속적으로 불고 있는 쌀 소비촉진 열풍(熱風)의 실체는 본질적으로 우리와 다르다. 계몽의 대상이 젊은 세대와 학생층이라는 사실은 유사하나 식육(食育)과 소비촉진운동을 하나로 묶어 소위 지산지소(地産地消 : 한국의 신토불이와 비슷, 그 지역에서 나는 것을 그 지역에서 소비한다)라는 범국가적이고 자율적인 의식 개혁운동으로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정부, 민간 소비단체, 언론 방송사등도 쌀 소비촉진에 자기 일처럼 나서 학생들의 식육(食育)을 위한 총체적 지원을 하고 있다 . 일례로 고시히카리 쌀 등 제일 좋은 쌀은 최우선적으로 학교급식으로 제공된다. 학교급식용 쌀을 미리 책정된 단가에 맞추어 쌀 납품을 강요하고 더욱이 학부모들이 정작 쌀의 품질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보니 중국산 수입쌀 까지 쓰는 우리 현실과 대조적이다.

그렇다. 쌀 소비촉진의 문제는 지금 당장 소비자인 국민주체의 입장에서 자율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우리 자신의 문제다. 지금과 같이 정부가 주도하는 알맹이가 빠져 있는 일회적이고 보여 주기식의 소비촉진운동은 안 된다. 일본은 없을 것 같지만 적어도 쌀 문제를 풀어나가는 핵심인 식육(食育)시스템은 한 수 배워 볼 만하지 않는가? /나병훈 전북도교육청 농협 지점장(starion57@hanmail.net)
투데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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