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따뜻한 봄기운에 앙상했던 가지들에 초록 새순이 돋아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당장 봄의 생동감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 충동이 든다. 경칩이 지나고 만물이 생기가 도는 봄을 느끼기에 전통 5일장만큼 좋은 곳이 또 있을까.

 

마침 전국 3대 5일장의 하나인 북부시장이 지천에 있다. 혹시 아직도 마음은 춘래불사춘 이라면 이번 주말 봄기운 넘실거리는 익산시 남중동에 위치한 북부장으로 떠나보자

# 전국 3대5일장, 북부시장

4일, 9일장인 북부시장. 2월은 28일밖에 없어 3월 첫째 주 서는 장은 특히 더 기다려진다.

이렇게 4일, 9일 장이 서는 전통이 어느새 37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1975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북부시장은 이제 전국에 있는 전통시장 중 5일장으로는 경기도 성남의 모란시장 다음으로 큰 시장으로 4일과 9일 장이 서는 날에는 인근 타 지역에서도 몰려와 1만명 이상이 함께 장을 본다.

닷새마다 열리는 장날에는 익산은 물론이고 전주와 군산, 심지어 충남 논산, 강경에서도 사람들이 찾을 정도다. 완주 삼례, 정읍 원평, 남원 인월 등 전북 도내의 5일장이 갈수록 쇠락의 길을 걷는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익산 5일장'이 대형마트의 압박 속에서도 이처럼 건재한 것은 편리한 교통편 덕분이다. 이곳은 전주와 김제, 군산, 완주의 중심에 있어 어느 지역에서도 20~30여분이면 닿을 수 있다. 게다가 전통시장 안에 대형주차장이 완비되어 있어 더욱 장보기가 편해졌다.

여기에다 익산의 황토 성분에서 자란 채소, 과일에다 군산에서 나오는 각종 수산물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특히 3월 봄날에는 단맛을 자랑하는 익산 고구마, 망성면과 낭산면 일대의 하우스에서 새벽부터 작업해서 가져온다는 신선한 딸기가 빨간 빛깔을 자랑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쇼윈도우 속에 깔끔하고 위생적으로 정리된 생선들도 장날 주부들에게 인기품목이다.

# 전통시장만의 깨알재미, 맛있는 먹거리

어릴 적 간식 먹는 재미에 엄마를 졸라 시장에 따라갔던 아이가 이제는 어느새 엄마가 되어 찾아온다는 시장통 먹거리 단골 맛집들은 시장을 찾는 또 다른 재미다.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 북부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다. 시장 안의 명물인 ‘자장면집’과 ‘호떡집’이다.

 

장날에만 서는 이동식 자장면집은 36년째 전통의 맛을 이어오며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시장 내 공터에 차려진 자장면집은 지붕도 없고 의자와 탁자도 낡아 초라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맛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자장면 가게 바로 옆에 붙은 '광주 호떡집'도 전국적인 맛집으로 소문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장날만 되면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호떡 맛을 보려고 단골들이 장사진을 친다.

이제는 대를 이어 딸, 사위와 함께 호떡을 굽는 주인 따라 손님들도 대를 이어 찾아온다.

한편 실내 시장 내 25년 동안 이곳에서 장사를 하신 족발집도 장날이 아니더라도 그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단골들이 많다.

 

이 밖에도 북부시장에는 풍부한 물건들을 구경하는 재미 이외에도 전북 상인연합회의 주최로 매주 수요일 '와글와글 가요제'가 열린다. 점포홍보와 시장탐방, 초청가수의 축하공연, 시민 노래자랑 등 볼 거리가 풍부해 이 또한 즐거운 재미거리로 자리 잡고 있다.

생동하는 봄 속에서 사람 사는 맛을 느끼고 싶다면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북부시장 나들이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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