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시철에 도망가고 싶은 교수들
학생 모집에 나선 일부 대학교수들
세일즈맨 전락한 지성, 잡상인 취급
일부대학 입시때마다 무더기 미충원
입시철만 되면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는 교수가 많다. 대학 측이 교수들에게 직접 학생을 모집해 오라고 밖으로 내몰기 때문이다. 그래도 명색이 교수다.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세일즈에 나설 수밖에 없다.
명문대에는 학생이 북적대고 이름 없는 대학은 정원 미달 사태로 고통스럽다. 대학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이제 그 도를 넘어섰다. 일부 대학은 매년 입시 때마다 무더기 미충원 사태가 반복된다.
교수들이 학생 모집을 위해 보따리 장수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교수들은 신입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1년 내내 학생모집에 나서기도 한다. 강의와 연구에 지장을 줄 정도다.
그러나 학생이 있어야 강의도 이뤄지고 월급도 받을 수 있다. 불평 한마디 하지 못하고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나설 수밖에 없다. 교수들은 일선 고등학교 혹은 지인들을 찾아가 학생들을 자기 학교에 보내줄 것을 읍소하고 다닌다.
대학들은 해마다 연초가 되면 지역별로 교수들을 투입한다. 교수들이 고등학교 교직원들에게 베푸는 선물공세와 식사대접 등은 필수다. 학교에서 받은 홍보비는 물론 사비까지 털어 넣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학생모집이 안되면 심한 경우 폐과가 되고 교수들도 전과를 하거나 학교에서 쫓겨나가는 게 현실이다. 학생모집이 교수들에게는 지상 최대의 목표가 됐다.
대학들이 처해 있는 현실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하다. 대학의 위기는 진즉부터 시작됐다. 이대로 가면 대학 도산사태가 불 보듯 뻔하다. 줄줄이 문을 닫는 대학의 실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대학은 최고 지성인의 전당으로 불리었다. 교수는 학문과 지성의 절대 지존으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대학과 교수사회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대학은 기업처럼 변했고, 교수의 권위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교수들의 위상은 더욱 흔들릴 전망이다. 권위는 추락하고 지성은 초라해지고 있다. 교수 직업이 천국이라는 이야기는 옛날 애기다. 직업 안정성도 위협받고 있다. 달라진 위상을 절감하게 된다. 교수는 더 이상 자유로운 지성이 아니다. 한국의 대학과 교수들은 지금 기로에 서있다. 더 이상 철밥통도 아니다.
● <새전북신문> 수석논설위원
● <한국의 성씨> 전문기자
● <통일부 남북통일교육> 전문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