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녀 화백의‘금강하구둑에서’
홍 화백, 10미터 크기 대작에 담아내
갈대의 노래와 철새의 춤 화폭에 표현
철새의 낙원, 이제 후손에게 물려줄때
금강하구는 국내 최대의 철새 보금자리이자 낙원이다. 이곳은 천수만, 주남저수지와 함께 3대 철새 도래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금강하구처럼 다양한 종류의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힌다.
금강호는 서해안의 넓은 갯벌과 갈대밭, 농경지가 어우러져 있다. 그래서 해마다 겨울이 되면 수많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특히 갈대와 철새는 이곳의 대표적인 자연자원이면서 관광자원이다.
가창오리, 큰고니, 쇠기러기 등 80여 종 등은 겨울에 어김없이 찾아온다. 하구둑에서는 언제든지 평화롭게 쉬고 있는 수천 마리의 청둥오리들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커다란 백조의 호수다. 철새들은 주로 둑 건너편 강변과 갯벌에 모여 있다. 강 한가운데도 철새 무리들이 시커멓게 앉아 있다.
이 지역에서 관찰되는 겨울철새는 30여종에 이른다. 세계적인 멸종 위기종인 가창오리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금강이다. 가창오리는 천수만, 금강하구, 주남저수지를 오가며 나타난다. 이 새는 전 세계적으로 10만 마리 정도가 살고 있는데 거의가 우리나라에서 월동한다.
가창오리들은 금강하구에서 낮을 보내고 저녁이 되면 나포십자 들녘이나 망해산 너머 김제평야와 호남평야로 날아간다. 군산시는 가창오리 수십만 마리의 화려한 군무는 물론 각종 철새를 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철새축제를 해마다 열고 있다. 이 축제는 군산시 금강 철새 조망대와 금강호 일대에서 펼쳐진다.
노을을 등지고 '깨깨' 거리며 하늘을 뒤덮는 가창오리와 추운 겨울에도 품위를 잃지 않고 활공하는 고니는 일품이다. 그들이 있어 '비단 같은 강'은 더욱 아름다워졌다. 이곳에 가면 갈대의 노래에 취하고 철새의 춤에 넋을 잃게 된다.
여류화가 이목(以木) 홍성녀(洪性女.54)씨가 금강하구둑의 갈대와 철새 그림을 960cm× 110cm 크기의 대작(大作)으로 그려냈다.
홍 화백은 이미 오래 전에 금강하구둑의 갈대숲과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철새들을 한 폭의 그림 속에 담아냈다. 이 작품은 전시장 한쪽 벽면을 고스란히 차지할 정도로 시도되기 힘든 대작이다. 작품 길이가 무려 10미터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녀는 <금강하구둑에서>를 그리는 데 무려 6개월이 걸렸다. 홍씨는 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힘들었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보고 느끼며 자신의 작품에 대해 논해주길 바란다. 이 작품은 지난 2012년 11월 12일부터 11월 17일까지 일본 교토에서 <홍성녀 동양화 세계전>을 통해 일본인들에게도 선을 보였다.
이 그림은 그저 평화로우면서 강한 붓놀림이 예사롭지가 않다. 특히 절제된 구성의 치밀함이 돋보이면서도 은은하고 정겨운 공간의 여유가 담백한 풍경을 안겨준다. 이는 부드러운 선과 여백이 무표정 속에 소박하고 잔잔한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는 1990년대 초부터 한국화로 방향을 바꿔 지금까지 매달려 올만큼 한국화에 푹 매료되어 오직 한국화에 충실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화의 단아하고 정겨운 정서가 자신의 정서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그녀는 그중에서도 문인산수화에 자신한다. 특히 그녀의 작품은 더 이상 전통이 아닌 한국화를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재구성해 그려내는 손재주와 도전정신이 탁월하다.
1959년 서울 출생인 홍씨는 동덕여대 미술학과와 군산대 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결혼과 동시에 전주에 정착하면서 90년대 초부터 한국화에 열중해 무등미술대전, 미술세계 대상전, 대한민국 미술대전 등에서 수차례 수상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초대전 및 단체전도 수차례에 걸쳐 열었다. 현재 홍씨는 무등미술대전 추천작가, 한국미술협회 회원, 연지회 회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홍성녀 화백은 <금강하구둑에서> 그림 속에 신경림 시인의 시‘갈대’일부를 실었다. < 갈대는 그의 온 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 <새전북신문> 수석논설위원
● <한국의 성씨> 전문기자
● <통일부 남북통일교육> 전문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