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수 문학평론가/전북과미래연구소장[본사 고문]
한봉수 문학평론가/전북과미래연구소장[본사 고문]

[투데이안 고문] 칼 융은 1937년 <심리학과 종교>에서 20세기 현대인은 삶에 대한 가치가 흔들리고 방향을 잃어 정신적으로 헤메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현(자본주의) 사회는 합리주의가 지나치게 팽배해 정신적 가치를 무시하고 내용없는 현상들에 집착토록 했다. ‘영혼없는 과학.기술’이 만연해 물질의 풍요속에 의미를 못찾고 뿌리 뽑힌 듯한 삶을 살고 있다.

오로지 자기보존 본능에 "모든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 늑대가 되어 싸움속에 있다. 돈과 욕망이 신이 됐다.“고 서술했다.

21세기 지금의 인류는 어떠한가.

영혼없는 과학기술문명의 부메랑으로 인류는 파국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한때 인류는 동구 공산주의의 철의 장막 붕괴로 인류의 영구 평화의 기대가 넘쳤으나 반세기도 못지나 무너졌다.

대량살상무기, 학살 테러 공포, 생태계 파괴, 기후변화와 바이러스의 역습 .이제 문명(civilization,文明)은 폭력이며 억압과 저주의 얼굴을 드러냈다.

‘둥지의 철학자’ 박이문은 자신꼬리를 물어뜯는 화사한 뱀 우로보로스(Ouroboros)의 모습이 바로 현 인류의 모습이라고 비유했다.

인류는 ‘인간중심주의적’ 그릇된 윤리관으로 자연을 도구로 보고 자연에게 오만과 남용을 저질러 왔다.

”현인류에 부과한 의무로서 실천적, 정언적 명령으로 인류는 ‘생태중심주의적’ 윤리관을 가져야 한다.

모든 생명은 윤리적 의의가 있다. 무조건 인간의 도구가 아니다. 인간은 자연과 공존하고 생태계(ecosystem, 生態系) 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는 단순한 보호차원이 아니다. 인류의 생존문제이다.”이라 지적하며 자연과 친화하는 동양사상에서 해답을 구했다 <더불어 사는 인간과 자연, 2001>.

현재의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인류가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새삼스레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큰 전쟁이나 재앙이 끝나면 새로운 철학의 흐름이 나오듯 코로나 이후 시대에도 새로운 철학이 탄생할 것이다.

서구는 수명이 다한 자본주의의 대안을 제시 못하고 있다. 그러면 동양철학이 답인가?

심백강교수는 유.불.도의 동양철학에는 경제 개념이 없어 대안으로 미흡하고 새로운 상생(相生)문명에 ‘홍익인간(弘益人間)’이 바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게오르규는 일찍이“홍익인간(弘益人間) 사상은 21세기를 주도할 세계의 지도사상이다”라고 말했다.

토인비는 "21세기 세계가 하나되어 돌아가는 날이 온다면 그 중심은 동북아일 것이며 그 핵심사상은 홍익인간사상이 되어야한다.이 사상은 인류를 위한 자산이다. "라고 말한 바 있다.

홍익인간사상은 ‘널리 인간을 사랑하라’고 말하지 않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고 말한다.

이것이 홍익인간사상이 동양의 전통사상과도 다르고 서구의 현대 지배체제와도 구별되는 독창적인 면이다.

홍익인간의 ‘익益’은 이익을 말하는 것으로 오늘날로 말하면 경제개념이고 ‘홍(弘 넓힐 홍)은 널리 이웃과 더불어 라는 도덕개념이다.

한손에는 도덕을 들고 한손에는 경제를 들고 경제와 도덕을 두 축으로 삼아 인간사회를 더불어 잘사는 사회로 영위해 나가는 것이 홍익인간사상이 지향하는 목표라고 할 수 있다.

- 심백강교수,전북과미래연구소 특강 <한국의 홍익인간사상이 미래세계 인류문명을 주도한다> 2021년 3월

몽고 침략기나 일제 강점 국난의 시기마다 홍익인간의 이념은 한민족을 지탱하는 힘이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광복 후 국가 건설의 청사진인 대한민국 건국강령 제1장 총칙에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의 이념을 집어넣었다.

최근 국회에서 교육기본법 개정과정에서 논란이 된 ‘홍익인간’에 대해 이 기회에 공론화를 제대로 한번 해보면 좋겠다.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으로 유명한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홍익인간 정신은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세계를 위한 새로운 교육법으로 제시할 수도 있다. 홍익인간 정신이야말로 물질 만능 시대라 불리는 현대 사회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이 될 만한 잠재력 넘치는 개념이다”라고 극찬하며 세계 교육 대안 이념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인 정신의 뿌리로서 인류의 공존 공영을 지향하는 홍익인간사상이 인류의 새문명 철학의 대안이 되길 소망한다.

모든 생명은 윤리적 의의가 있다는 생태중심주의적 윤리관도 홍익인간과 연결지어 ‘홍익자연(弘益自然)’의 사상과 자연스레 합치된다.

홍익(弘益) 사상이 인류의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아 한국에서 잘 정착되면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한봉수 문학평론가/전북과미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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