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닮 金 鉉 洙>
천지는 말이 없다. 다만 어떤 자연 현상을 통해서 그 뜻을 인간에게 전할 뿐이다. 또는 일련의 특별한 사건을 통해서 그 천기를 암시하거나 비유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바로 그 하늘 뜻을 인간이 알아차리고 세상에 알리는 것이 곧 개천이 된다. 우리의 홍익 개천 사상인 ‘하늘을 열었다, 하늘이 열렸다’는 본뜻이 그러하다.
그 천기의 뜻을 전하는 것을 상서-祥瑞 혹은 상서-祥書라 이른다.
인류 문명사의 상서는 龍馬-용머리의 말-가 짊어지고 나왔다고 전한다. 흑점과 백점의 수리 도형의 상서라 하여 하도-河圖라는 이름으로 전해진다.
이의 하도를 해역한 사람이 바로 삼황의 첫머리인 태호 복희이다. 태호-太昊(큰하늘)의 복희-伏羲(밝해)의 뜻으로 易의 시조 성인이다. 중원의 한족이 아니라 의 동이족인 우리 민족의 혈통이다.
바로 그 하도에서 개천을 뜻을 얻어 한 획을 그었으니, 곧 인류 문명사의 첫 문자인 은하수의 ‘ㅡ=한 일’의 한 획이 그것이다.
이름 하여 ‘획기적인 사건’이라 말하는 한 획이요, 팔괘가 그것이다. 그 적통의 맥이 대한국의 국기에 오롯이 새겨져 있음이 인가요 증표이다.
또 하나의 상서는 오제의 우임금이 발견했다는 신구-神龜(신령한 거북이)낙서-洛書-이다. 이 상서를 보고 하도 역괘의 정위를 뒤바꾼 성인은 주 문왕이다.
이처럼 용마와 신구가 하늘의 상서를 짊어지고 나온 신물이라 하여, 집의 천정天頂-상량 들보 머리에 龍을 새기고, 말미에 龜를 새겨 그 증표를 오늘날까지도 전해온 우리의 정신문화이다.
또한 문명의 상서를 전해 받은 河圖-洛書는 오늘날 도서-도서출판-의 뜻으로 새김질 하여 그 뜻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류 정신 문화사의 원형질이다.
고대 황하 문명사의 주인은 중원 한족이 아니다. 소위 동북 공정에 한글 공정까지 문화사의 원류를 은폐 조작하려는 그들의 것이 아니라, 개천의 뜻을 전한 의 동이족-조선의 우리 민족이 원 주인임을 자각해야 한다.
내가 안거하고 있는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마늘밭에서 110억원의 돈이 나왔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희대의 사건으로 세인들의 발걸음이 잦은 명소?가 되었다 한다.
김제도 金이요, 금구도 金이고, 선암의 선바위도 金이며, 바늘밭의 마늘도 金기운이요, 돈-錢도 또한 金이다.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의 자연철학인 음양오행사상에서 金은 온전의 全과 뜻을 함께 한다. 그리고 열매를 상징하며, 서쪽을 뜻하고, 가을을 의미하며 완성을 뜻한다.
그러니 이번 사건은 소위 ‘후천개벽’의 ‘가을개벽’을 부르짖은 동학도의 함성이 메아리치는 선암리의 축령마을에서 모두 金의 상서-祥瑞와 상징으로 그 뜻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사건이 터진 辛卯년 辛卯월 역시 辛金의 金이요, 卯는 도화-도박을 의미하며, 오만원권 영정의 신사임당 역시 申家이니 金을 상징한다.
그 金은 ‘쇠’-‘쐐’-‘새’로 변음하여 ‘새롭다’는 뜻 말이다.
‘소호금천씨’ ‘김알지’의 경주 김가인 ‘신라-新羅’가 ‘새신’의 뜻을 지닌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 경상도 포항에 ‘쇠’의 제철이 세계를 호령하는 것이 모두 그 연원에 있다.
또한 金은 백의민족의 흰빛을 상징한다. 흰빛으로 완성되어 백공의 하늘로 돌아가라는 뜻으로 흰소복을 입고 장례의식을 치룬 우리 문화의 깊은 의식 역시 흰빛의 金에 있다.
김제 금구 선암(선바위)의 한자는 선암-仙岩이다.
신선도의 사상의 뜻을 바위에 새겨놓은 이름이다.
공교하게도 ‘山’이 탈락하고 ‘人岩’이라고 새겨진 빗돌이 남아있다고 한다. 가까운 금산사에는 미륵이 우뚝 서서 인자하게 웃고 있는 뜻은 무엇일까.
110억의 수리 ‘11’은 동양 상수학의 ‘부활-거듭난 사람’을 의미한다.
이번 사건의 전말이 후천개벽과 인존-人尊과 곤도-坤道의 새시대를 부르짖고 가신 김제 고부현의 대도인 말씀으로 다가와 내 귓청을 울린다.
내 주머니의 천 원보다 못한 거액의 돈-물질시대의 돈이 땅에 묻혀 다시 나왔으니. 물질이 정신으로 부활한 ‘쇠金-새金’이 왔음을. 천지는 귀를 열고 선사람(人金)에게 말없이 알리고 있음이다./객원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