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안] 전북은 이번 4.15총선에서 정책ㆍ공약이 실종되고, 고소ㆍ고발만 난무한 선거로 남게됐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고소ㆍ고발은 과열 양상을 보였고, 선거가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불랙홀로 빠졌다.

결국, 21대 총선은 전북지역 현안 부각이나 정책 이슈들이 사라진 결과를 낳았다. 

유권자들은 4.15 총선 투표에 대한 책임을 4년 동안 지켜 봐야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편집자 주

그동안 전북은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굵직굵직한 이슈때마다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도세가 약한 전북도민들로써는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일한 창구였고, 정부나 국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동력이 됐다.

하지만 이번 21대 총선은 코로나19 사태로 지역 이슈 등 공약이 사라진데다 선거 시작부터 네거티브 공방전으로 흘러 정책과 공약은 방향을 잃은 체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다.

법이 먼저냐-도덕성이 먼저냐, 허위사실이냐, 흑색선거ㆍ불법선거냐 등이 기승을 부리며 맞대응하다 보니  헛심쓰는 시간만 소비한 체  종료된 셈이됐다.

이는 지역 현안 해결을 기대했던 도민들에게 실망감으로 돌아왔고, 경쟁 후보간에 상처만 남기는 아픔을 낳았다.

특히 전주병 선거구는 법과 도덕성 논란이 공약을 잠재웠다.

민생당 정동영 후보는 한누리넷 주식 백지신탁, I사-H사 입찰담합 등 법률적 의혹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의혹 선거'로 끌고갔다.

여기에 맞선 민주당 김성주 후보는 정 후보의 전주 전세집-서울 고가 아파트, 공직자 윤리법( 공시지가와 실거래가) 등 도덕성을 문제삼아 마지막까지 기자회견을 갖는 등 맞대응했다.

완주.무주.진안.장수 선거구는 막장 드라마 같은 대결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안호영 민주당 후보는 무소속 임정엽 후보의 전과 기록으로 로고송 가사를 만들었고,  임 후보는 안 후보가 사용했던 같은 리듬에 친형 관련 ‘상대 후보조직 매수사건’을 로고송 가사로 이용했다.

특히, 임 후보는 안 후보의 비서관이 지인과 전화로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으며, 안 후보는 비서관의 과시욕에 불과하다며 맞대응했다.

정읍, 고창 선거구는 수상경력 허위기재가 문제가 됐다.

선관위는 윤준병 후보의 선거공보상 수상 경력 2건 중 한건은 기각하고 1건은 허위사실로 판정했다.

하지만 유성엽 후보가 '선거공보 경력 허위 기재는 당선무효가 가능하다'고 무차별적 문자를 발송하자 윤준병 후보는 ' 악의적인 선거공세에 불과하니 유권자께서는 안심하시라"고 대응했다.

전북지역 최대 접전지인 남원·임실·순창 선거구는 ‘불법선거’ '흑색선전' '공작선거' 등 난타전이 예상됐다.

이용호 후보 캠프는 순창 지역 유력인사의 부인들이 지난 사전투표에 참여한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고 선관위에 신고했다.

또 이강래 후보 캠프는 순창지역 유력 인사가 다량의 후원 물품을 장애우 가정에 제공했다며 신고했다.

초반부터 신천지 개입설로 홍역을 겪었던 익산갑 민주당 김수흥 후보도 민생당 고상진 후보에게 곤혹을 치뤘다.

전북도청 이전, 태양광 사업 재산 신고누락설 등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단순 '의혹 선거'에 그쳤다.

정가에서는 "후보들이 공약과 정책으로 치열하게 공방전을 펼칠때 유권자들은 기대와 희망을 갖게 된다" 며 "하지만 불법선거운동, 고소ㆍ고발 등이 난무하면서 지역의 숙원사업들은 공약에 넣거나 최소한 약속이라도 받아내지 못하고, 도민의 열망과 기대를 저버린 결과를 낳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 압승으로 끝났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 국정수행을 바라는 도민들의 열기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차기 대권을 기대하는 도민들의 열망도 크게 작용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처가가 전주인데다 전남도지사를 역임해 호남민심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네거티브로 공략한 민생당은 완패했다. 전국적 정당지지율 역시 2.75%(3% 넘어야 1석 배정)를 얻는데 그쳐 1석도 얻지못하는 등 깊은 상처를 남겼다.

2007년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4선ㆍ전주병)을 비롯해,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후보(4선ㆍ전남 목포), 7선 고지를 노렸던 천정배(6선·전남 광주서을) 후보 등 민생당 거물급 정치인들도 고배를 마셨다.

무소속 이용호(남원.임실,순창) 후보만이 유일하게 호남권에서 살아남아 1당 독주를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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