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시

                                                                              이삭빛

 

내 모습이 먹구름이라고
난 포기하지 않아.
버거움은
가장 힘들 때 신이 주는 선물,
지금 이 순간이 끝이 아니야.
 

나만의 길을 걷고 있는 거지
 

어둠이 어둠을 불 살라 빛을 만들어 내듯
꽃에게 향기를
고독한 이에게 푸르름을
음악 같은 빗방울을 물고서
네게 달려가는 거야.

 

저 들판에 흐르는 강물 소리로
나비들의 작은 날갯짓으로
때론 대적을 무찌른 장군처럼
바다 같은 의젓함으로
네게 다가가는 거야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은
가슴 뛰는 일이야.
아픔이 쌓여 지탱할 수 없을 때
사랑마저 끝이라고 생각할 때
그때가 신이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시간,
시작이라는 걸 잊지 마.

 

 

詩포인트: 씨앗 한 톨이 싹으로 돋아나기 위해 껍질을 벗는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고 어둠을 뚫고 나오듯, 인생에서 오는 큰 고통이 느껴질 때 다른 내면을 볼 수 있는 눈만 있다면 그 고통은 오히려 희망이다.

여기서 시詩가 상징하는 것은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 구름이다. 구름이 먹구름이 되어 혹독한 버거움을 이겨낼 때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진다.

그래야만 구름 본연의 물방울로 태어나 꽃에게, 고독한 이에게 푸르름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떨어지고 나서야 구름으로서 자기만의 길을 걷는 것이다. 사랑도 가슴 뛰지 않고는 죽은 것이나 진배없다. 그러니, 아픔은 사랑이다.

사랑은 아픔이다. 아픔을 품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꽃 떨어지고 난 후 열매 맺고 낙엽이 떨어지고 난 후 그 속에서 다시 싹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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