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에서

                                         이삭빛

 

오동나무 속, 우주에서 솟구치는
이성계의 궁(弓)소리에
만천하가 다 귀 기울이는데

 

어이하여 그대만 백 년을 마다하는가?

 

정몽주의
돌아오지 않은 강은
가슴에 메인 한탄으로 쉴 새 없이 내달리고
남고산성 만경대에 울려 퍼지는 한숨소리
구름에 베인 상처로
하늘 아래 가득한데
고려를 향한 일편단심
어이하여 변하리.

 

달빛은 낮으로 돋아나지 못하고
영원한 밤 속에 파 묻혔네.

 

햇살은 낮 속에서 세월을 바꾸고
왜구를 물리친 자진모리
조선의 봄을 열었으리. 

 

詩포인트:

오목대는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에 위치한 언덕을 일컫는다. 경기전에서 동남쪽으로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언덕의 정상은 평평하다. 그 아래는 전주천과 전주한옥마을이 있다.

오목대는 1380년(고려 우왕 6년)에 남원의 황산에서 왜구를 물리치고 돌아가던 길에 고조 인 목조가 살았던 이곳에서 이성계(1335~1408)장군이 승전 잔치를 베풀었던 곳이다.

이성계는 전주 이씨 종친이 있는 이 곳 전주에서 승전 축하 연회를 베풀면서, 중국 한고조 유방이 불렀다는 ❮대풍가❯를 정몽주 앞에서 읊으면서 역성혁명을 통한 천하제패의 흉중을 드러냈다.

그 후 조선왕조를 개국하고 기념하기 위해 누각을 짓고 오동나무가 많다고 해서 오목대라고 지었다는 설이 있다.

오목대 정상에는 1900년 고종이 태조 이성계를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이 있다. ‘태조고황제주필유지(太祖高皇帝駐蹕遺址)’라고 고종이 친필을 내려 비석에 새겼다.

‘태고조황제’는 고종이 1897년 황제 위(位)에 오르면서 태조에게 올린 시호이다. ‘주필’이란 임금이 머무른 장소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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