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만난 사람은 모두 꽃이다

                         
                                이삭빛


먼저 내민 손보다 
더 반가운 가슴으로 
서로를 바라보면


별보다 고운 발걸음이 
사람의 문 앞에서 
사랑을 노크한다

 

인연이라는 만남으로 
생의 시간을 차려 놓고
산보다 큰 상처를 
키 작은 단풍으로 어루만지면


가을은 
나뭇잎사이로 
흐르는 사랑의 눈빛보다 
더 강렬하다

 

사랑하고 싶어서 청춘은 
이슬의 시간을 
천년으로 닦아내고


사랑받고 싶어서 시인은 
황금빛 시를 
가슴으로 쏟아 붓는다

 

사람은 누구나 만날 수 있지만 
사랑은 가슴으로 만날 때 
가장 숭고한 꽃이 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는 삶도 
때로는 아름답지만

사랑의 계단을 밟는 우리는 
다 함께 아픈 상처를 
사막에서 건져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별처럼 지혜롭고
낙화처럼 떨어지는 
햇살 앞에서도 
한 송이 꽃으로 
승화돼야한다

 

가슴으로 만난 사람은 
모두 가을처럼 깊고 
붉은 한 송이 꽃이 된다.

  

詩포인트 : 어떤 이는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를 제일 먼 거리’라고 말하기도하고 어떤 이는 ‘가장 가까운 거리’라고 말한다.

김수경추기경께서는 머리에서 가슴까지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 만큼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머리로 계산하면서 혼자 독불장군으로 살아가기보다 가슴으로 함께 나누는 이타적인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조건을 앞세우기보다 사랑을 앞세우는 일, 모든 삶에서 사랑을 가장 먼저 우선순위에 둬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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