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

- 양손을 펴고 날개를 퍼덕이면 알게 되지-
 

                                         이삭빛

 

빗방울이 밥이었던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름 없는 어느 한 남자가
가슴에서 꺼낸 밥 한 숟가락을 나눠 주면서
노송동 마을에 기적이 일어났네

 

따뜻한 종소리 눈송이처럼 퍼붓던 어느 해부터
해오름을 오르내리던 천사의 날개가
행복이 되어 쏟아지면
노송동사람들은 얼굴 없는 천사가 되어
모두가 날개옷 하나씩 내 놓기 시작했지

 

그 어느 한 남자의 뜨거운 날갯짓은
세상사람 모두의 뜨거운 밥으로
생명의 입맞춤이 되었네

 

천사의 소리 알아듣고 싶은 자는
노송동에 와서 해가 떠오를 때
양손을 펴고 날개를 퍼덕이면 알게 된다지
왜 양손을 펴야하는지
왜 가슴으로 밥 한 숟가락을 나눠줘야 하는지
 

 

詩포인트: 삶의 가치로 행복을 전파해온 오병이어의 기적을 선물한 얼굴 없는 천사!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을 가장 행복한 마을로 선물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사이다

※밥 한 숟가락: 돼지저금통

저작권자 © 투데이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