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삭빛


별 속으로 들어가신 아버지는
우주의 한 모퉁이를 빛나게 하시고
어두운 밤을 지고 가셨다.


밤빛처럼 찬 삶 속에서도
아버지는 어린 나무들의 희망을 위해
어둠의 터널을 수 없이 오가셨다.


아버지의 햇살은 짧고 조용했지만
아버지의 괘종시계는 훈장처럼
쉴 틈 없이 푸르게 오갔다


아버지,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셨나요?


아버진 우주의 다락방에 찬란한 창하나 내시고
무거운 책 속, 그 깊이 보다 뜨겁게
사랑자국 남기고 가셨다.


詩포인트; 아버지라는 이름은 완벽해야 한다.
남자여서도 안 되고 인간이여서도 안 된다.
아버진 그래서 우리의 슬픔이자 구원자로
천국이라는 나라로
여행을 떠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아버지는 신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아버지는
아버지로만 사셨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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