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칠 줄 모르는 강한 목, 끝을 모르는 고음
- 정교한 너름새, 힘이 넘치는 소리판

김세미는 동학혁명 당시 재인부대장을 지냈던 홍낙관, 홍계관 형제의 후손이다.

김세미의 외할아버지인 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홍정택 명창이 홍계관의 손자이기 때문이다.

왕대밭에 왕대 난다는 속담이 있다. 조상 따라 자식이 난다는 뜻이다. 김세미가 명창이 된 것은 집안 내력이라고 할 수 있다.

김세미는 외할아버지인 홍정택으로부터 <수궁가>를 먼저 배웠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판소리였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오정숙 명창으로부터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를 배웠다. 이번에 부를 <흥보가>는 바로 오정숙 명창으로부터 이어받은 이른바 김연수제 <흥보가>이다.

김연수는 한 평생을 창극에 바친 사람으로 일제강점기까지 전승되던 5명창들로부터 판소리를 배운 뒤에 자기 나름대로 다시 엮어서 새로운 판소리를 만들었다.

그래서 김연수의 판소리는 따로 ‘김연수제’라고 부르는 것이다. 김연수는 한 평생 창극에 종사하면서 판소리를 ‘극’으로 보았던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판소리는 연극적인 특성이 강하다. 음악성보다는 전달에 중점을 둔 발성이라든가, 정교한 너름새 등이 바로 그런 특성을 대표한다.

현대 판소리는 성음 중심의 보성소리와 극적인 소리의 김연수제가 자웅을 겨루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전라북도 지역에서는 김연수제가 압도적인 전승의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김세미는 지칠 줄 모르는 강한 목과 끝을 모르는 고음을 장기로 삼는다. 그래서 그의 소리판은 항상 힘이 넘친다.

물론 오정숙 명창으로부터 물려받은 정교한 너름새 또한 그의 장기라고 할 만하다. 김세미는 전라북도 도립창극단에 오래 근무하면서 수많은 창극에 출연했다.

이제는 나이 들어 도창을 맡는 일이 많다. 그만큼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소리꾼으로 성장했다.

김세미의 <흥보가>를 통해서 김연수의 유일한 제자 오정숙 명창으로부터 물려받은 김연수제 <흥보가>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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