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과 월드뮤직을 비교감상할 수 있는 시간

-타이완․터키․이란…한국전통과 닮은 듯 다른 느낌 

전주세계소리축제가 2014년부터 매해 공을 들이고 있는 프로그램이 바로 ‘더블빌(동시공연)’ 무대이다.

우리전통음악과 월드뮤직을 비교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와 해외전통음악의 동시대성, 현대성, 그리고 전통의 깊이 등을 폭넓게 조망하고 그 속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해낼 수 있는 시간.

이 비교음악 연주를 통해 국경을 초월해 현시대를 사는 음악가들의 고민과 새로운 실험, 경향을 조망함으로써 ‘음악’이 갖는 폭넓은 보편성, 위대함을 새롭게 상기하는 기회를 관객들과 공유하고 있다.

올해 더블빌 무대는 보다 심도 깊은 비교음악연주회로 거듭난다. 음악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흐르는 존재.

한국과 대만의 젊은 전통 음악가들이 표현하는 ‘지금 이시대의 우리음악’을 통해 이들의 만남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에너지와 고민의 흔적을 만나본다.

양국에서 각각 전통음악을 공부하고 연주활동을 하는 젊은 연주자들의 만남, 전통음악의 특징도 연주하는 악기도 모두 다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전통음악가인 이들의 고민은 어딘가 같은 지점을 향해 있다.

소리축제는 지난해 타이완의 문화지구 이란에서 듀오 벗과 3peoplemusic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이들은 첫 워크숍을 통해 서로의 음악적 교류를 나누었다.

이들의 특별한 만남을 소리축제 무대를 통해 관객들 앞에 최초로 선보인다.

깊으면서도 생기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만들어내는 울림, 현대적인 재창조. 두 팀이 제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나본다.

닮음과 동시에 차이를 발견하는 것 역시 즐거운 감상 포인트. 한국형 월드뮤직, 전통음악을 통한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는 듀오 벗, 독특한 문화 양식 속에 고유한 색깔을 찾아가는 타이완 젊은 음악가들 3peoplemusic의 무대를 만나본다.

출연

‣3peoplemusic_KUO Min-chin(Zheng), PAN I-tung(Zhongruan), JEN Chung(Dizi& Xiao)

현대음악의 관점에서 전통음악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다양한 음악가, 악기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다른 형태의 예술과도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살롱콘서트 형식을 통해 관객과의 거리를 따뜻함과 다정한 느낌을 가지려고 노력하며 관객과 친근한 만남을 시도한다.

모든 음악은 3peoplemusic 멤버가 작곡, 편곡을 하고 있으며, Zheng, Dizi, Xiao가 멤버로 활동 중이다.

대만의 악기 쟁(Zheng, 箏), 중완(Zhongruan, 中阮), 적과 소(Dizi& Xiao, 笛&簫)를 연주한다.

‣듀오 벗_김소라(장구), 임지혜(가야금)

2015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프론티어 대상 수상 이후 프랑스 바벨메드뮤직, 타이완 골든멜로디어워드 무대를 통해 세계무대에 등장했다.

이후 헝가리, 미국, 멕시코 투어를 통해 더욱 성숙해졌다. 장구연주자 김소라와 가야금연주자 임지혜, 작곡가 양미지가 만나 다이나믹한 장단과 섬세한 선율로 실험적이고 독립적인 음악을 선보인다.

듀오벗은 21세기 세계의 다양한 음악을 한국 전통 악기로 표현해 하나 되는 우리음악을 지향한다. 화려하고 강인한, 신비롭고 영롱한 음악을 선보인다. 

터키 야일라 민속음악을 연주하는 위츠텔리 콰르텟(터키)과 유지숙 명인이 꾸미는 무대.

터키 산악지대 양치기들의 민속음악과 한반도 북녘 땅의 토속민요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더블 빌 무대가 마련된다.

도시인들의 휴양지로 활용되고 있는 시원한 고원은 누군가에겐 여전히 삶의 터전인 곳이다. 이곳엔 아직도 전통 방식으로 양떼를 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양떼를 돌보며 연주하고 노래하는 이들의 단순하고 아름다운, 소박하고 독특한, 뛰어나도록 빼어난 음악을 만난다.

터키의 민속음악과 함께 더블 빌 무대에 오르는 우리 음악은 유지숙이 부르는 북한의 토속민요. 북녘 땅에는 발조차 디딜 수 없는 오늘날, 아스라이 잊혀져버린 북녘 땅의 소리를 온전히 재현해냈다.

세계화의 여파로 세계의 민속음악이 급속히 소멸돼 가고 있는 오늘날, 이런 민속음악이 남아있다는 것은 놀랍고 다행스런 일이며, 이런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는 아주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터키 산악지대의 민속음악과 마찬가지로, 잊혀진 북한의 토속민요를 무대에서 듣는 것도 결코 흔한 일이 아닐 것이다.

출연

‣위츠텔리 콰르텟(터키 야일라 민속음악)

터키의 아나톨리아 반도 남쪽 지중해 연안에는 동서로 길고 높은 산지가 형성돼 있다.

이지역의 양치기들은 여름이 되면 양떼를 몰고 산으로 올라가 시원하게 한 철을 지내는데, 이런 여름철 고원 목축지를 야일라(yayla)라고 한다.

야일라는 요즘 도시인들의 여름 휴양지로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도 전통 방식대로 야일라에서 양떼를 키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더블빌 무대에 오르는 음악이 바로 터키 야일라의 양치기들이 전승해온 독특한 민속음악이다.

이들은 가느다란 피리나 위츠텔리, 케멘체 같은 작은 현악기를 들고 다니며 양떼를 돌보는 틈틈이 연주도 하고 노래도 한다.

이들의 음악은 민속음악답게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다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선율과 리듬과 음색을 가지고 있으며, 연주 기량도 프로 음악가들이 한 수 배우러 올 정도로 뛰어나다.

‣유지숙 명인(북한 서도 토속민요)

옛날에는 민간인들이 퉁소나 풀피리 연주를 많이 했다고 하나 이제는 프로 음악가들이나 제도적으로 전승되는 종목을 제외하고는 순수한 민속음악은 찾기 어렵다.

 우리 대표적인 민속음악인 풍물 굿이 있지만 대부분 많이 알려져 있고 실내에서 감상하기가 어렵다. 

이번 공연에서 유지숙 명인이 부르는 민요는 북한에서 오래 전에 수집된 토속민요 가운데서 고르고 골라 다듬은 것이다. 

유명한 소리꾼이 부른다는 점에서 순수한 의미의 토속민요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민요가 모두 사라진 오늘날, 그리고 북녘 땅에는 발조차 디딜 수 없는 오늘날, 북한의 토속민요를 무대에서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런 공연뿐이다. 

서도소리 명창 유지숙은 오래된 북한 토속민요 음원을 다듬고 매만져 아스라히 잊혀져버린 북녘 땅의 소리를 온전히 재현해냈다.

출연진 : (사)향두계놀이보존회<유지숙, 유춘랑, 오현승, 이서현, 김경숙, 임인숙, 성제선, 박영주, 최윤영, 사향자, 강송자, 장효선, 김유리, 류지선, 김무빈, 최광일(피리), 김민우(장구)>

한국의 독특한 관악기인 북청사자놀음의 ‘퉁소’와 이란의 관악기 ‘네이’와 비교 감상할 수 있는 더블빌 무대. 

국경을 넘나들며 변화한 악기, 지금도 지속되는 문화적 만남과 고민의 흔적을 조우하게 될 것이다.

북청사자놀음에 연주되고 있는 퉁소는 매우 독특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 이 퉁소는 고구려고분벽화에서 발견될 정도로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고대악기가 존재하는데 바로 고대이집트 ‘세비’와 페르시아의 ‘네이’이다. 중국 한나라의 화상석에서도 긴 퉁소류의 악기가 사용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페르시아 네이는 실크로드 오아시스로를 통해 중앙아시아와 중국 전역으로 전해졌다. 

이 중 페르시아 네이는 현재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페르시아는 고대 실크로드 전파에서도 우리나라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 근거해 이들과 우리나라 퉁소류 악기 사이의 연계성을 이끌어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이다.

다시 말해 북청사자놀음 퉁소는 우리 문화가 서역의 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증명하는 동시에 다양한 변천과정을 통해 우리만의 독특한 양상을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모습은 어떨까? 한 뿌리를 가지고 있는 두 악기는 21세기 어떤 모습으로 변화했을까. 이들의 연결고리는 완전히 사라진 것일까.

이 공연은 두 악기의 변모된 현재의 모습과 두 악기의 뿌리를 찾는 과거와의 조우를 한 자리에 선보인다. 

실크로드 거점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독특한 음색을 지닌 ‘네이’류 악기들이 서로 자신만의 모습으로 변모한 양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한편으로는 그들만의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

연출, 사회 : 조석연(대전대학교 교수, 음악인류학자)

출연

‣마스나비(이란)

Masnavi(Iran)

Saeed fahimi, Yamin allah ghafari, Mohammad shahab dadash ghasemi, Parmida tajik

‣북청사자놀음보존회

북청사자놀음은 1967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됐으며 함경남도 북청군의 전 지역에서 세시풍속의 하나로 행해지던 민속 대동놀이다. 

정월 대보름에 사자탈을 쓰고 놀던 민속놀이로 사자에게는 사악한 것을 물리칠 힘이 있다고 믿어 잡귀를 쫓고 마을의 평안을 비는 행사로 널리 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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