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탈했지만 간암 4기 판정, 몸 굳어가는 루게릭병까지
-홀로 한국에서 병마와 싸우는 지수씨, 전북적십자사, 의료비 및 생계비 지원해

2011년 8월, 북한이탈을 결심해 겹겹이 둘러친 가시철조망을 헤치고 총구를 피해가며 국경을 넘어 한국의 땅을 밟은 조지수(44·여·가명)씨.
소설가, 시인의 꿈을 간직한 채 한국에 건너 온 지수씨는 일기장에 ‘높고 낮은 산들과 맑고 깨끗한 공기가 풍겨오는 자유의 나라, 희망의 나라 한국.
깨끗하고 멋진 건물들과 자가용차들이 줄지어 오가는 도시풍경들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마냥 한순간에 나의 마음을 녹여버렸다’고 써내려가며 제2의 인생에 대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심한 불면증으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식은땀이 계속 흘러 병원을 찾았는데 뜻밖에도 간암 4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북한에서의 굶주림, 국경을 넘으며 겪어야 했던 상처,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걱정까지 인내심과 정신력으로 극복해왔지만, 간암이라는 진단을 받자 지수씨는 슬픔과 서러움으로 낮과 밤을 눈물로 지새울 수밖에 없었다.
간암 치료를 위해 담낭을 떼어내고 간을 잘라낸 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월 1회씩 통원치료를 받으며 하나 둘 병마를 이겨내던 찰나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지수씨에게 또 한 번 전해졌다.
한국으로 건너와 정착의 행복을 누릴 새도 없이, 간암이 회복되어 간다는 긍정의 힘을 느낄 새도 없이, 2014년 6월 근육이 마비돼 가는 고통을 안고 살아야 하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5월에는 기도가 막혀 폐렴 증상이 일어나는 바람에 목 수술까지 병행해야 했다.

일상생활은 갈수록 어려워졌고 음식물을 전혀 섭취할 수 없어 배에 호스를 연결해 링거액을 맞으며 식사를 대신하고 있으나 거동까지 불편해진 상태라 홀로 병마와 싸우기에는 너무 버겁기만 하다.
간병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매월 80만원의 기초생활수급비에서 월세, 공과금, 병원비, 이지콜 이용비까지 지출하고 나면 간병비는 꿈조차도 꿀 수 없다.
이러한 지수씨의 사연을 접한 적십자 봉사회 전주덕진지구협의회 송형용 회장은 결연 방문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간병 보조를 하고 있으나, 주·야간으로 보살펴 줄 수 없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 관계자는 “병원비, 간병비를 포함한 의료비 및 생계비 등 가장 시급한 것부터 대한적십자사 전북지사에서 지원해나가겠지만, 홀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지수씨가 투병 극복의 의지를 잃지 않고 열심히 치료 받을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지속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후원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