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동부보훈지청 선양계장 진승현

지금으로부터 4년 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육군장(葬)이 열렸다. 일반 태극무공훈장 수훈자를 대상으로 육군장을 시행하는 첫 사례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이곳 전북 지역에서 출생한 고 김한준 대위였다.

6.25전쟁 당시 육군7사단 중대장이었던 김한준 대위는 1953년 7월 20일 중공군이 전략적 요충지인 강원도 금성천 부근을 장악하기 위해 5개군 15개 사단을 투입해 공격해 왔을 때 중대병력을 이끌고 화천 425고지에서 사흘간의 전투를 벌여 적 470명을 사살하고 21명을 생포하는 전과를 올리신 분이다.

나라에서는 승전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중대장 김한준 대위에게 1953년 12월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얼마 전 김한준 대위의 모교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호국영웅에게 감사편지쓰기 행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학생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나라를 지켜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꾹꾹 적어 내려갔다. 요즘 아이들이 6.25전쟁이 언제 발발했는지, 남침인지 북침인지 조차도 모르는 현실은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아닌가 싶다.

아이들은 빈 도화지 같다. 아주 작은 경험, 작은 이야기로도 아이들은 이렇게 고마움을 알고, 나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국가보훈처에서는 명예로운 보훈을 실현하기 위해 지역 호국영웅을 알리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거리, 공원 등에 호국영웅의 이름을 부여하거나 흉상, 동상등을 건립하기도 한다. 멀게만 느껴지는 호국 영웅들을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6.25전쟁이 1950년도에 발발했으니 올해로 66주년이 된다. 전쟁의 포성 가운데 태어난 핏덩이가 이제 환갑이 훨씬 지난 할아버지가 됐다. 이제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로 우리사회가 세대교체되고 독립, 호국에 대한 인식이 점차 흐려질까 내심 걱정이 된다.

우리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목숨내걸고 되찾아준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잊지 않기 위해서는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나라를 위해 싸우신 호국영웅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

우리는 호국보훈의 달은 익히 들어 많이 알고들 있다. 진정한 호국, 보훈은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침대에 누워 오늘 하루를 되새겨볼 때가 있다.

미흡한 점은 뉘우치고 잘 한 것은 스스로 칭찬해준다. 나를 발전시키는 일종의 최면이다. 이처럼, 우리의 과거를 지켜준 그 분들을 생각하고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면, 우리의 오늘은 좀 더 값질 것이고,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갈 때 우리의 내일은 더욱 밝을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