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승려장인 정우의 작품으로 내력이 분명하게 확인

[투데이안]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왕정동에 위치한 ‘대복사 동종’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예고 됐다.

'남원 대복사 동종'은 전체 높이 96.3cm, 입지름 58.5cm의 쌍룡의 종뉴(鍾鈕)를 가진 동종이다.

몸체에 새겨져 있는 주종기를 통해 승려장인 정우(淨祐)가 신원(信元) 등 7명과 함께 1635년(조선 인조 13) 제작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처음 영원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됐다가 영원사가 폐사되면서 이후 현재의 봉안 사찰인 남원 대복사로 이안된 것으로 여겨진다.

동종의 제작을 주도한 정우와 신원은 17세기 전반에 재건 불사가 진행되는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승려 주종장(鑄鍾匠)이다.

이들은 동시기에 활동하지만 외래 양식의 동종을 제작한 승려 주종장 설봉 천보(雪峰天寶), 일반 장인 김용암(金龍岩)과 달리 우리나라 전통 양식의 동종을 제작한 주종장이다.

이들의 초기 작품인 남원 대복사 동종은 종의 어깨 부분을 장식하는 입상연판문대(立狀蓮瓣文帶), 상대의 뇌문(雷文),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보살입상 등 고려시대 동종 양식을 계승하는 한편 종뉴는 쌍룡의 외래 양식을 절충했다.

동시에 입상연판문대에 마치 연화하생(蓮花下生) 장면처럼 연출한 인물 표현, 불법의 전파와 국가의 융성을 기원하는 원패를 도입한 점 등은 조선 후기라는 시대성과 작자의 개성을 담아낸 부분이라 할 수 있어 학술적 가치가 크다

종신과 용뉴의 조형성이 쇠퇴하기 전 시점의 완성도 높은 범종으로 조선 전기와 후기의 과도기적 양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범종으로 연구 및 보존할 가치가 있다.

정우와 신원의 작품 양식과 활동 과정을 살필 수 있고 또한 17세기 중・후반에 활동하는 승려 주종장 사인과 태행의 동종 양식에 영향을 주는 가교적인 역할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 후기 불교공예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더불어 주종기를 통해 제작 연대, 봉안 지역과 봉안 사찰, 시주자 및 시주 물품, 제작 장인 등 중요하고 다양한 내력이 분명하게 확인돼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크다.

시 관계자는 “'남원 대복사 동종'의 보물 지정예고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시에서는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뛰어난 기존 지정유산의 국가지정유산 승격과 신규 문화유산 발굴작업을 통해 우리 유산의 숨겨진 가치 재조명을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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