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주 특산물 한지와 부채의 전통 계승
-전통 기법과 재료들을 사용해 전통한지 선자지 복원

[투데이안] 한국전통문화전당이 연구 분석을 통해 균일한 형태의 전통 선자지(扇子紙) 복원에 성공,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 전주천년한지관은 전통방식을 통해 제조된 전주한지와 관련, 한지산업지원센터와 협업해 같은 품질의 균일한 전통 선자지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전주 전통한지의 보전·계승을 위해 지난해 5월 개관한 전주천년한지관은 그동안 전통한지 제조교육, 전통한지 후계 전문인력 양성, 전주한지 기록물 제작, 전통한지 원료보급, 전통한지 복원 등에 힘써왔다.

이런 가운데 한지관은 전통한지 복원 중 첫 번째 과제로 선자지를 선정했다. 선자지를 선택한 이유는 과거 전라감영에 한지를 만들던 지소(紙所)와 부채를 제작하고 관리하는 선자청(扇子廳)이 존재한 데 기인한다.

특히 전주에는 4명의 선자장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를 이어 부채를 제작하고 있었던 탓에 ‘전통 선자지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그동안 연구를 펼쳐왔다.

그동안 전주천년한지관은 전통한지 제조를 위한 원료 수급에서부터 전통한지 원료 처리 및 한지 제조, 한지산업지원센터는 한지의 원료 및 한지 분석의 역할 등 각각의 기능을 수행하며 전통한지 복원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전주천년한지관은 전통 그대로의 방식을 잇기 위해 전주산 닥나무에서 벗긴 닥나무 껍질을 잿물로 삶아 황촉규(닥풀)를 사용, 한지관 초지장이 직접 우리 전통 방식인 외발뜨기(흘림뜨기)로 전통한지를 제조했다.

이렇게 한지관에서 제조된 한지들은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 물리·화학적 분석을 거쳐 품질을 확인해왔으며, 수많은 시행착오는 오늘의 전통 선자지 복원 성공의 배경이 됐다.

특히 한지관과 센터는 전통한지의 원료 처리 과정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잿물에 삶는 작업인 ‘자숙’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한지관과 센터는 기존 전통한지 제조업체들의 자숙 방법인 잿물 종류와 관계없이 잿물의 pH(수소농도) 11 이상의 조건이면 자숙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구전 방법을 따르는 대신 물리·화학적 분석을 통해 자숙의 전 과정을 재조명했다.

그 결과, pH가 같은 11이라 하더라도 잿물의 종류에 따라 원료의 자숙정도가 차이가 생기고, 특정 원소들이 많이 함유돼 있는 잿물 사용 시 양질의 한지를 제조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이는 현재 행안부에서 사용하는 정부포상증서용 한지의 품질 평가 시 동일 한지업체에서 생산한 전통한지라 하더라도 납품할 때마다 품질이 달라지는 원인을 규명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지관은 이렇게 연구·분석을 통해 제조된 전통한지 선자지를 ▲ 김동식 선자장(국가 무형문화재 제128호) ▲ 방화선 선자장(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0호) ▲ 엄재수 선자장(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0호) ▲ 박계호 선자장(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0호) 등 4인의 장인에게 전달해 선자장 각각의 전통기술을 담은 부채로 재탄생시켰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전주 선자지’라는 이름으로 전통한지 복원의 첫 발을 뗐다”며 “앞으로 전통한지의 보전·계승을 위해 전통한지 복원 사업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 선자지 외에 여러 한지들을 복원,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통한지 선자지를 복원해낸 과정들과 4인의 선자장들이 제작한 부채들은 전주천년한지관에서 12월 1일부터 20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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