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철 군산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직과 교수
 조현철 군산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직과 교수
조현철 군산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직과 교수는?

조현철 군산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직과 교수는 평범한 한국 남성이다.

다만 남보다 조금 더 오래 공부해 교육심리학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에 재직 중이다.

지금은 군산대학교에서 교양과정 학생들에게 심리학을 그리고 예비와 현직 교사들에게 교육학을 가르치고 있다.

또 하나 그는 남보다 더 오래 그리고 더 열심히 영화를 보아왔다.

그리하여 오락으로서 영화가 갖는 오감의 환희에, 메신저로서 영화가 지어내는 사회적 의미에, 그리고 예술로서 영화가 자아내는 아름다움의 결에 다른 평범한 한국 사람들과 함께 민감해보고자 한다.   

조현철 교수는 현재 대한사고개발학회장, 한국 영재교육학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투데이안에서는 '투데이언 시네마 브런치'라는 닉네임으로 글을 수록한다.   


-'올빼미', 튼실한 역사적 사실 맥락 속 넘실대는 긴장의 파고

[투데이안] 올빼미, 낮에 못 보고 밤에 조금 보는 우리의 궁중 말단 내의는 소경 침술사로 쓰인다.

미세한 손끝 감각으로 지체 높은 대궐 여인의 피부를 더듬어 정확히 찌르는 재주로, 그의 ‘쓰임’은 나날이 확장된다.

이제 한 밤중 갑작스레 쓰러진 세자전하의 용체를 돌보는데, 그는 어의의 진료에 보조로 참여하게 된다.

어의가 몰두하는 체열 내리기 작업을 돕기 위해 정신없이 물수건을 짜대던 그의 초점 없던 눈에, 현장을 밝히던 양초가 다 타버린 상황에서 포착된 장면은 무엇일까?

그것은 환자의 얼굴을 뒤덮는 붉은 핏줄기들이었고, 또한 어의가 사용하던 침구 세트 중 한 침이 특별히 제자리에 없음이었다.

무려 세자의 목숨을 노리는 어의의 만행으로부터, 그는 세자를 구하기 위해 현장을 다시 찾게 된다.

그러다 잃어버린 침을 찾기 위해 세자전 침소로 복귀한 어의를 피해 도주하는 과정에서, 그는 다리를 다쳐 피를 흘리게 된다.

한편 아들의 죽음에 분개한 왕은 침통한 목소리로 격렬하게 명한다: 궁중의 다친 자를 모두 잡아들여라! 현장의 ‘목격자’를 범인으로 규정하는 어의의 고변을 접수한 결과이다.

자 이제 우리의 이 올빼미 목격자는, 살 떨리는 함정을 벗어나 정의를 바로 세우고 자신의 안위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인가?

조선 중기 소현세자의 갑작스런 죽음을 ‘팩트’로, 영화는 스릴 넘치는 ‘픽션’을 구축해댄다.

이 결정적 사건 발생의 배후에는, 권력의 장악이라는 육중한 소재의 사실 정황이 있다.

광해군의 폭정을 마감하는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조는, 청의 침략에 굴복한 뒤 세자를 청에 인질로 두어야했다.

성장한 아들이 귀환해 이제 오랑캐 문물과 제도를 받아들이라 간청하는 상황을, 노쇠해가는 왕은 굴욕과 불안으로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왕의 정서를 십분 활용해 자신의 아들로 후사를 도모하려는 후궁과, 청 세력을 등에 업고 왕을 압박하는 영의정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이 흐른다.

정교한 인물의 배치와 상황의 설정으로 상당히 복잡한 역사적 사실 맥락요소들을 빠짐없이 제시해가면서, 영화는 이제 스스로 창조한 인물들과 있을 법한 가공된 사건의 디테일들을 풀어내고 있다.

'올빼미'는 역사적 사건의 ‘팩트’로 그려진 바탕화면에, 선명한 개성을 가지는 캐릭터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적 레이스에서 바둥대는 역동성을 정교하게 포개놓은, ‘딜럭스 팩션’ 화보집에 가깝다.

비밀스런 궁중의 내밀한 공간들이 흥미롭게 노출되고, 그보다 더한 강도로 아슬아슬한 인물들 간 (상충) 관계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내밀기를 주저하게 한다.

이렇게 정교한 미로 속에서 우리의 ‘올빼미’가 달린다. 밤엔 날렵•분주하게, 그리고 낮 시간엔 더듬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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