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의 발원은 지난해 추석에 방송된 MBC TV 예능프로그램 '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였다.

1960년대 서울 무교동의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활동한 포크 가수 조영남(66), 송창식(64), 윤형주(64), 김세환(63)이 '세시봉 친구들'이라는 간판 아래 모였다. 추억이 깃든 노래들과 정감 어린 이야기로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겨레신문 김종철(67) 전 논설위원이 펴낸 '세시봉 이야기'는 김씨가 '세시봉'에서 만난 사람들과 보고 들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김씨는 서울대 문리대 국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6년 '세시봉'에서 '대학생의 밤'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당시 무명이던 조영남과 홍익대 '캄보밴드'의 리더이던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강근식(65), 사회자 이상벽(64) 등이 이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은 뒤 연예계로 진출했다.

김 전 위원은 조영남에 대해 "그 스스로도 인정했듯 '방금 농촌에서 힘든 일을 하다가 올라온 청년'처럼 보였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 나오는 곡조는 최신 유행의 미국 대중음악이었다"며 "그가 노래를 2절까지 부르고 나서 건반을 '꽝' 두드리면 객석에서는 요란하게 박수가 터져 나왔다. 어떤 처녀들은 요즘 말로 '꺅' 소리를 지르며 자지러졌다"고 기록했다.

이밖에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등 '세시봉' 멤버들의 소개와 더불어 '세시봉'에 얽힌 에피소드, 그들의 음악세계를 소개한다. 또 1960년대 중반 이후의 대중 음악사를 정리, '세시봉'의 사회문화적 의미도 되짚는다. 274쪽, 1만5000원,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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