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1·고려대)가 '결전의 땅'으로 떠났다.

김연아는 22일 낮 인천공항을 통해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다.

김연아가 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에서 출국하는 것은 오랜만의 일이다. 김연아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던 시절 대개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에서 대회 개최지로 곧바로 떠나곤 했다.

이번에도 김연아는 전지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바로 일본 도쿄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던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도호쿠 지방에 발생한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 탓에 도쿄 개최가 불발, 김연아는 한국에 우선 입국했다가 대체 개최지인 모스크바로 떠나게 됐다.

김연아는 "대부분 토론토에서 떠나곤 했는데 한국에서 훈련하다가 떠나니 느낌이 새롭다"라며 "한국에서 즐겁게 훈련했다. 준비도 만족스럽게 됐다"고 말했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때가 최고의 컨디션이었다고 설명한 김연아는 "현재 컨디션이 지난해 올림픽 때와 큰 차이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연아가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지난해 3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2010세계피겨선수권대회 이후 약 1년만이다. 2010~2011 ISU 그랑프리시리즈에 출전하지 않은 김연아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가 미뤄진 탓에 1년1개월만에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공백기가 길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는 김연아는 "그러나 큰 문제가 없었다. 1년 공백이 있었지만 이전과 별 차이가 없다. 컨디션은 아주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연아는 "사실 3월 열리기로 예정됐던 도쿄 세계피겨선수권대회를 앞두고는 긴장이 많이 됐다. '왜 이럴까'라는 생각도 했다"며 "오히려 한 달 연기되면서 긴장이 풀렸다. 세계선수권대회가 한 달 연기된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3월까지도 준비가 완벽하게 됐었지만 한 달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지면서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새로운 쇼트프로그램 '지젤'과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오마주 투 코리아'를 선보이는 김연아는 "'지젤'은 감정 표현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통음악에 맞춰 연기하는 '오마주 투 코리아'는 나에 대한 관심, 응원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고 설명했다.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1·일본)을 비롯한 일본 선수들과의 경쟁에 대해 "다른 선수들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내가 만족스러운 연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김연아는 "연습할 때 했던 만큼만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심리적 부담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김연아는 3월 27일 끝나기로 예정됐던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강원도 평창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돕기로 했었다. 그러나 대회 일정이 변경된 탓에 평창 돕기를 잠시 미뤄야 했다. 이달 3일부터 8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스포츠 어코드 행사 참석도 불발됐다.

김연아는 "평창을 돕기로 되어 있었는데 일정 탓에 이렇게 되어 버렸다"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평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을 내서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돕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연아는 모스크바에서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4일부터 시작되는 공식 연습에 참가, 막판 컨디션 조절에 나선다. 29일 오후 6시30분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치르는 김연아는 30일 오후 6시30분에는 프리스케이팅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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