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드래곤' 이청용(23·볼턴 원더러스)이 축구 성지로 불리는 웸블리 구장을 밟았다. 하지만 팀의 패배로 좋은 기억을 남기는데는 실패했다.

이청용은 17일 자정(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2010~2011 잉글랜드 FA컵 스토크 시티와의 4강전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팀은 0-5로 대패했다.

2009년 7월 볼턴에 입단한 이청용은 잉글랜드 진출 이후 처음으로 웸블리 구장에서 뛰었다는 사실에 만족해야 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이청용은 동료들의 부진과 맞물려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미드필더 싸움에서 완전히 밀린 탓에 공을 잡기 조차 어려웠다.

이청용은 왼쪽 측면으로 자리를 이동하며 기회를 엿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전반 중반 시도한 두 차례 코너킥은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반에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볼턴은 단단히 벼르고 나온 스토크 시티 선수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청용은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분위기를 돌리려 애썼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볼턴은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해보지 못하고 0-5로 패했다. 58년 만의 정상 복귀도 물거품이 됐다.

반면 스토크 시티는 창단 첫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스토크 시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격파란 맨체스터 시티와 다음 달 14일 같은 장소에서 우승컵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스토크 시티는 전반 11분 매튜 에더링턴의 골로 리드를 잡았다. 에더링턴은 볼턴 수비수의 패스 미스를 가로챈 뒤 벼락 같은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스토크 시티는 계속해서 볼턴을 밀어붙였다. 6분 뒤 로버트 후트의 아웃프런트 중거리 슛으로 2-0을 만들더니 전반 30분에는 컨와인 존스가 역습 상황에서 골을 성공시켜 세 골차로 달아났다.

후반 들어 다니엘스의 연속골로 볼턴의 체면을 완전히 구긴 스토크 시티는 남은 시간 볼턴의 공세를 실점 없이 막아내며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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