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용의 눈물', SBS TV '여인천하' 등을 연출한 사극의 대가 김재형(75) PD가 별세했다.

최근 위 천공으로 수술을 받은 김 PD는 다시 일어서지 못한 채 10일 오전 7시45분께 세상을 떠났다.

1936년 충북 음성 출신인 고인은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2년 KBS 개국요원으로 입사했다. 1964년 KBS 첫 사극으로 알려진 '국토만리'를 시작으로 '여인오백년-별당아씨' '상노' '왕도' '한명회' 등 약 250편의 드라마를 40년간 연출했다.

특히, 시청률이 50%에 육박한 '용의 눈물'(1996~1998)과 '여인천하'(2001) 등이 크게 히트하면서 역사드라마의 거장으로 떠올랐다. '용의 눈물'로 브리태니커 사전 1998년판 '사람과 사람들' 편에 화제의 인물로 소개되기도 했다.

김 PD는 그러나 '용의 눈물' 직후 연예계 비리 사건에 연루돼 구설에 올랐다. 2003년 연출한 야심작 SBS TV '왕의 여자'가 이병훈(67) PD의 MBC TV '대장금'과 맞대결에서 패하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3년 후 SBS TV '왕과 나'를 연출하면서 재기를 노렸으나 췌장염 등 건강 악화로 인해 중도에 지휘봉을 놓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이 작품이 김 PD의 마지막 드라마다.

제44회 서울시문화상, 제24회 한국방송대상 개인부문 TV프로듀서상, 제8회 위암 장지연상, 제10회 PD상 올해의 프로듀서상, 제2회 한민족문화예술대상 영상예술부문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 2월 한국공연예술종합학교 학장으로 취임했다.

부인과 2남2녀를 남겼다. 큰아들 창만씨는 영화감독, 두만씨는 CF감독이다. 서울아산병원. 발인 13일 오전 9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