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9.0의 강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어 국제적인 원조를 받고 있는 일본이 2020년 올림픽 등 국제대회의 개최를 여전히 원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해 사망자를 포함한 실종자 수가 2만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까지 겹쳐 이번 재난은 방사선 오염문제로까지 번졌다.

이번 지진 피해를 복구하는데 드는 비용은 309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때문에 일본은 지난달 개최 예정이었던 도쿄세계피겨선수권대회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 굵직한 국제 스포츠 행사를 취소하거나 개최권을 반납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향후 주요 국제대회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전역이 동북부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복구에 전념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국제대회 유치에 목을 메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사토 미즈노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부위원장은 7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메이저 국제대회의 주최를 맡기를 원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챔피언이라는 꿈을 심어주고 크게는 국민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제적인 주요 대회의 개최는 국제사회에 일본이 정상적으로 복구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방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다.

일본이 메이저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려는 이유는 바로 2020년 하계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서다.

마사토 부위원장은 "우리는 올림픽의 가치와 스포츠의 가치를 높게 사야 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올림픽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우리는 투자비용이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올림픽 유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또 그는 "올림픽 멤버들이 우리의 피해에 연민을 느낀다는 것을 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우리 스스로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일이 성사될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1964년 도쿄 대회(하계)와 1972년 삿포로 대회, 1998년 나가노 대회(이상 동계) 등 모두 3차례 올림픽을 개최했다. 2009년에는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했지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패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자크 로게 위원장은 일본의 올림픽 유치 도전에 대해 "현재 일본이 개최지 선정 투표 참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아직 큰 참사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한편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경쟁은 이탈리아 로마가 공식 후보로 신청을 마쳤다. 여기에 일본 도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터키 이스탄불, 스페인 마드리드, 카타르 도하 등이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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