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기대되는 한국 출신의 골프 유망주가 인생 일대의 기로에 놓였다.

호주 동포 정연진(21)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막을 올리는 2011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을 앞두고 있다.

2010년 브리티시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아시아 선수 첫 우승의 기록을 남긴 그는 당당히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6일 호주 출신의 골프 코치 트레버 플레이크모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정연진이 상당히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고 보도했다.

플레이크모어 코치는 정연진이 15살 때부터 지도해 온 스승이다.

정연진은 플레이크모어 코치가 캐디로 나선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쟁쟁한 프로선수들과의 경쟁을 뚫고 공동14위에 오르는 등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플레이크모어 코치는 지난해 정연진의 아버지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았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연진의 아버지가 지난해 '더 이상 나의 지도가 필요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플레이크모어 코치는 "정연진의 아버지는 내가 아들의 정신력을 너무 약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강한 한국인의 정신력이 없어지고 서구화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되는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비록 아버지는 정연진과 플레이크모어 코치의 사이를 갈라놓기를 원했지만 선수 본인은 계속해서 함께 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플레이크모어 코치는 "정연진은 내게 '오거스타에서 캐디를 봐줬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지만 나는 본의 아니게 거절하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정연진은 굉장히 낯을 가린다. 아무래도 아버지의 영향이 큰 것 같다"며 "아버지가 모든 상황을 난처하게 만들어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 생각에는 정연진이 아버지의 그늘 아래서 벗어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정연진의 아버지는 여자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현재 정연진은 굉장히 의기소침해 있다"고 우려했다.

플레이크모어 코치는 현재 정연진과의 관계가 정리됐지만 "마스터스에서 잘 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오랜 기간 지도해 온 제자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마친 뒤 프로로 전향하는 정연진은 PGA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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