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기만에 승리를 맛본 황선홍(43. 포항스틸러스) 감독의 시선은 이미 수원삼성을 겨냥하고 있었다.

포항스틸러스는 13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전남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후반 33분 터진 아사모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지난 5일 성남일화와의 개막전에서 1-1로 비긴 포항은 두 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부산 지휘봉을 내려 놓고 선수 시절 활약하던 포항으로 돌아온 황 감독의 복귀 첫 승이었다.

황 감독은 "이겼지만 전반전은 썩 좋은 경기가 아니었다. 그래도 원정에 와서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분에 승리를 챙겼다"고 공을 돌렸다. 그는 "부산에서의 첫 승도 마찬가지였지만 포항에서의 승리도 귀중하다. 플레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는 정해성 감독과 황 감독의 사제지간 맞대결로도 관심을 끌었다. 두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코치와 주전 공격수로 4강 신화를 합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 감독은 첫 승을 챙긴 뒤 "황선홍 감독이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말로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선전포고를 하셔서 깜짝 놀랐다"고 말한 황 감독은 "나에게는 또 다른 자극제가 됐다. 선수들에게 그런 분위기를 충분히 설명했고 포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당당히 싸우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결승골을 넣은 아사모아에 대한 칭찬이 빠질 수 없었다.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아사모아는 후반 33분 감각적인 오른발 슛으로 황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황 감독은 "아사모아가 예상보다 빨리 적응하는 것 같다. 측면과 최전방 모두 다 소화했던 선수다. 순간적인 움직임이 장점인 선수이기에 최전방 공격수가 적합하지만 여러 가지 활용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첫 승으로 마음의 부담을 덜어낸 황 감독은 20일 수원과의 경기가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겨울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화려함을 갖춘 수원은 2연승으로 고공비행 중이다.

황 감독은 "첫 번째 경기를 놓치면서 선수들이 불안해했지만 이날 승리로 부담감을 떨친 것이 큰 소득이다. 수원전만 잘 치른다면 우리가 예상한대로 순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아쉽게 홈 개막전에서 고배를 마신 정 감독은 "홈 첫 경기 결과가 좋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스럽다. 결과에는 불만족스럽지만 빨리 보완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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