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골든글러브에서는 체면을 구겼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대미를 장식하는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 3층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 것은 두산과 롯데였다. 두산과 롯데는 각각 3명씩을 배출했다.

반면 SK는 우승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올해 SK는 84승 47패 2무를 기록해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을 4전 전승으로 물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러나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단 한 명만을 배출했다. 주전 중견수 김강민(28)이 외야수 골든글러브 3명 가운데 1명으로 뽑힌 것이 전부였다.

당초 '안방마님' 박경완(38)이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다. 시즌 타격 성적은 타율 0.262 15홈런 67타점으로 눈에 띄지 않았으나 'SK 전력의 반'이라고 불리며 SK를 우승으로 이끈 만큼 프리미엄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박경완은 포수 최초로 한 시즌 100타점을 돌파하는 등, 타율 0.317 28홈런 107타점의 성적을 올린 조인성(35. LG 트윈스)에게 밀렸다.

박경완은 유효투표수 373표 가운데 165표를 받았다. 조인성(167표)와 불과 2표 차였다. 박경완은 역대 최소 표차로 포수 골든글러브를 조인성에게 내주고 말았다.

또 다른 수상 후보 박정권(29)은 최준석(27. 두산 베어스)에게 1루수 골든글러브를 양보했다. 최준석은 220표를 받아 123표에 그친 박정권을 큰 차이로 제쳤다.

올 시즌 타율 0.306 18홈런 76타점을 기록한 박정권은 타격 성적이 최준석(타율 0.321 22홈런 82타점)에 밀렸지만 우승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우승 프리미엄'은 존재하지 않았고, 결국 최준석이 황금장갑을 꼈다.

정근우(28)도 마찬가지였다. 2루수 골든글러브는 올 시즌 타율 0.336 8홈런 52타점으로 가장 눈에 띄는 타격 성적을 낸 조성환(34. 롯데)에게 돌아갔다.

삼성은 SK보다 더욱 큰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은 세 시즌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자 배출에 실패했다.

삼성에서 투수 부문에 차우찬(23), 2루수 부문에 신명철(32), 외야수 부문에 박한이(31), 지명타자 부문에 박석민(25) 등이 이름을 올렸으나 한 명도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지 못했다.

그나마 수상 가능성이 있었던 박한이는 146표를 획득, 김현수(319표), 김강민(177표), 이종욱(155표)에 밀렸다. 이종욱과 박한이의 표 차는 불과 9표차에 불과했다.

차우찬은 326표를 얻은 류현진(23. 한화 이글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신명철도 6표를 얻는데 만족해야했다. 박석민도 최다 득표(344표)로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홍성흔(33. 롯데 자이언츠)를 넘어서지 못했다.

정규시즌 3, 4위를 차지한 두산과 롯데는 크게 웃었다.

두산은 최준석이 1루수 골든글러브를, 이종욱(30)과 김현수(22)는 외야수 황금장갑 한 개씩을 차지했다.

롯데에서는 조성환이 2루수 골든글러브를 가져갔고, 올해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28)가 예상대로 3루수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홍성흔이 이대호를 1표차로 제치고 최다득표자가 되면서 롯데는 겹경사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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