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재학 중에 학교장의 승인을 얻어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것을 '얼리 엔트리(Early Entry)'라고 부른다.

남자프로농구 KBL에서 이정석(28. 삼성)과 김현중(29. LG)은 대표적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이정석과 김현중은 연세대와 동국대 3학년 때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 신청, 각각 전체 2순위와 11순위로 프로에 진출했다.

황금세대(01학번) 동기들이 물린 이유로 1년 먼저 드래프트에 나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선배들과 견줘도 꿀리지 않을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다.

경희대 주전 센터로 활약 중인 김종규(19)도 '얼리 엔트리' 감으로 손색이 없다. 10학번 새내기지만 올해 출범한 대학농구리그에서 '제2의 김주성'으로 불리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신발을 벗어도 206cm나 될 만큼 큰 신장에 가드 못지않은 스피드를 겸비했다. 호쾌한 덩크슛을 내리꽂을 때 나오는 탄력은 외국인 선수들도 울고 갈 정도. 무엇보다 빠른 성장세가 김종규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그러나 김종규의 목표는 확고했다. '최고가 되기 전에는 프로에 가지 않겠다는 것'.

8일 중앙대와의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한 후, 김종규는 "(오)세근이 형처럼 '대학 최고'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최고'라는 소리를 듣고 나가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앙대가 세운 52연승 기록을 깨는 것이 목표"라며 구체적인 '최고의 기준'도 제시했다.

대학 입학 후, 겨우 첫 해를 보냈지만 오세근과 중앙대라는 높은 벽은 김종규의 승부근성을 자극했다. 동시에 목표도 된 셈이다.

이날 경기에서 김종규는 유일한 대학생 국가대표이자 대학 최고의 센터 오세근을 상대로 인유어페이스 덩크슛을 꽂는 등 23점, 17리바운드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김종규는 광저우아시안게임 예비엔트리에 뽑혀 미국 라스베이거스 전지훈련도 다녀왔다. 아쉽게 최종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김종규에게는 소중했던 시간이었다.

김종규는 "(김)주성이 형, (오)세근이 형에게 정말 많이 배웠다. 형들이 (내가)실수하는 부분에 대해서 바로 지적해주며 도움을 줬다"며 "형들과 부딪히며 몸으로 느끼다보니 잔기술이 늘고 골밑에서 자리를 잡는 기본적인 것들도 향상됐다"고 밝혔다.

키는 계속 자라고 있다. 지난해보다 1.5~2cm 정도 컸다. 아직 성장판도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 210cm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키가 자랄수록 스피드는 느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대해 김종규는 "키가 자란다고 해서 느려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스피드라면 웬만한 가드들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규가 언제 신인 드래프트를 신청할지는 알 수 없다. 중앙대의 52연승을 넘어서고 최고에 오르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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