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29)이 공수에 걸쳐 풀타임 맹활약하며 최근 상승세를 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도 조 1위로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박지성은 8일 오전 4시45분(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발렌시아(스페인)와의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C조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나서 90분 풀타임 활약해 맨유의 1-1 무승부에 공헌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조 1위로 16강에 오르는 맨유 입장에선 동점골의 발판을 마련한 박지성의 활약이 기뻤다. 박지성은 지난 5일 열릴 예정이었던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블랙풀전이 기습적인 한파로 연기된 것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는 듯 했다.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은 중앙은 물론 양쪽 측면을 활발히 오가며 맨유 공격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적극적인 돌파와 기습적인 슛으로 발렌시아의 수비진을 흔들었고 수비에서도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0-1로 뒤지던 후반 17분에는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때려 동점골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골(6골) 도전은 다음으로 미뤘지만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박지성의 활약 속에 맨유는 승점 1점을 추가해 4승2무(승점 14)로 발렌시아(3승2무1패 승점 11)를 따돌리고 조 1위를 확정했다.

조 1위로 조별예선을 마친 맨유는 16강에서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첼시(잉글랜드) 등 강팀들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조 1위는 16강에서 다른 조 2위와 맞붙는다. 대진 추첨은 18일에 있다.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될 듯 되지 않는 것이 맨유였다.

전반 14분 안데르손의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21분에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35분에는 루니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불운도 겹쳤다.

수비진의 실수로 선제골까지 헌납했다. 수비수 마이클 캐릭의 실책이었다.

발렌시아의 파블로 에르난데스는 후반 32분 캐릭의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고 역습으로 연결해 골키퍼 가랑이 사이를 가르는 선제골을 집어넣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온 맨유의 첫 실점이다.

발렌시아(53%)는 전반전 볼 점유율에서도 맨유(47%)에 밀리지 않으며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자신들의 플레이를 구사했다. 전반은 발렌시아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맨유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10분 혼전 상황에서 베르바토프의 슛이 골네트를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위기에서 박지성이 맨유의 구세주 역할을 했다.

박지성은 후반 15분 왼쪽 사이드에서 페널티박스 정면을 향해 돌파를 시도한 후 루니에게 짧은 패스를 연결해 슛을 유도했다. 비록 골이 되지 않았지만 동점골의 서막이었다.

맨유는 후반 17분 안데르손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골을 넣었다.

사실상 박지성이 만든 골이었다. 박지성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을 막기 위해 골키퍼가 펀칭과 함께 몸을 날리는 바람에 안데르손의 2차 슛은 무주공산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토트넘(3승2무1패 승점 11)은 트벤테(네덜란드)와 3-3으로 비겨 베르던 브레멘에 일격을 당한 인테르밀란(3승1무2패 승점 10)을 따돌리고 A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인테르밀란은 2위다.

B조에서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샬케가 조 1위를 확정했다. 샬케(4승1무1패 승점 13)는 벤피카(포르투갈)와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1로 승리해 올림피크 리옹(3승1무2패 승점 10)을 따돌렸다.

바르셀로나도 루빈 카잔(러시아)을 2-0으로 꺾고 승점 14점(4승2무)째를 올려 D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조 2위는 코펜하겐(덴마크)이 차지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