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의 효자종목은 사격, 펜싱, 양궁이었다.

한국 사격은 76개의 금메달 중 6분의 1에 해당하는 13개(은6. 동7)를 수확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 기록은 태권도, 복싱이 나란히 기록했던 종전 12개의 단일대회 최다 금메달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특히, 단체전에서는 7개의 금메달을 쓸어담는 등, 너나 할 것 없이 고른 실력을 발휘했다.

선수단 최다인 6번째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에 나선 박병택(44. 울산시청)은 25m 센터파이어 권총 금메달로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4년 전인 2006년 도하대회에서 금 3개(은7, 동10)에 그쳤던 기록에 비하면 갑절 이상으로 뛴 성과다.

이런 성과는 도하대회 이후 강화된 대한사격연맹의 지원과 헌신적으로 선수를 지도한 변경수 감독(52)의 지도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펜싱도 사격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의 성과를 올려 2012런던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펜싱은 10종목에서 금메달 7개(은2, 동3)를 따냈다. 도하대회 성적(금4, 은7, 동3)을 훌쩍 뛰어 넘었다.

대회 직전 프랑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최고 성적인 5위를 올리면서 쌓은 자신감이 아시안게임에서 그대로 발휘됐다는 것이다.

3000명 내외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펜싱이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빠른 발을 이용해 신체적 단점을 극복한 한국 고유의 펜싱 기법을 개발한 것과 지난 9월부터 태릉선수촌에서 외출, 외박없이 강훈련을 묵묵히 소화했던 선수들의 열정을 들 수 있다.

전통의 효자종목 양궁은 남녀 개인, 단체전에서 금메달 4개를 싹쓸이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1990년 베이징, 1998년 방콕, 2006년 도하 대회에 이어 역대 4번째의 기록이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 내 경쟁자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가운데 거둔 값진 성과다.

개인전, 단체전 모두 박빙의 승부가 연출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다소 잔인하리만큼 체계적인 대표선발 시스템 속에서 공동묘지, 야구장 등을 가리지 않고 담력을 기른 선수들의 투혼을 들 수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