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의 스포츠 축제인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이 16일 동안의 열전을 모두 마무리됐다.

역대 최대 규모인 41개 종목에 선수와 임원 1013명을 파견한 한국은 당초 목표로 내걸었던 4개 대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에 성공하며 아시아 스포츠 강국으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한국 선수단은 27일 광저우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배구 결승에서 중국에 2-3으로 아깝게 져 은메달을 획득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메달 76개, 은메달 65개, 동메달 91개를 따내 중국(금 199개, 은 119개, 동 98개)에 이어 종합 2위에 올랐다.

당초 한국 선수단의 목표는 금메달 65개를 따내 지난 1998년 방콕대회부터 계속된 종합 2위를 지킨다는 것이었다.

한국은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가 시작된 13일 4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며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고, 이후 매일 금메달을 추가하며 당초 목표를 훨씬 뛰어넘는 성적을 올려 기분 좋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 획득한 금메달 76개는 역대 원정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이다.

다관왕 선수들도 쏟아졌다. 볼링의 황선옥이 1986년 서울대회 때 4관왕에 올랐던 양궁 양창훈과 테니스 유진선 이후 24년 만에 첫 4관왕에 오른 것을 비롯해 수영 박태환(21. 단국대), 사격 이대명(22. 한체대)과 한진섭(29. 충남체육회), 볼링 최복음(23. 광양시청) 등이 3관왕에 올랐다.

▲쉼 없던 메달 행진, 사격 유도 초반 선전이 큰 힘

한국 선수단을 이끈 이기흥 단장(55)은 대회를 앞두고 "대회 초반에는 일본의 강세가 예상돼 한국은 태권도와 양궁 등이 열리는 대회 중반께 2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한국은 예상을 깨고 대회 초반부터 종합 2위를 향한 힘찬 질주를 시작하며 일본과 격차를 두기 시작했다.

특히, 사격에서의 13번의 '금빛 총성'은 한국 선수단이 일본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종합 2위 자리에 오른 핵심 원동력이었다. 이어 약세가 예상되던 유도에서도 초반 6개의 금메달을 추가하며 종합 2위 수성을 위한 뼈대를 갖췄다.

또, 박태환과 정다래(19. 전남수영연맹)가 수영에서 금빛 물살을 가르며 4개의 금메달을 추가해 대회 초반에 큰 힘을 보탰다. 대회 중반에는 7개의 금메달을 따낸 펜싱과 4개의 금메달을 독식한 양궁이 금메달 레이스에서 한몫을 톡톡히 했다.

대회 후반에는 볼링에서 생각지도 못한 8개의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남녀 골프에서도 4개의 금메달을 추가해 사실상 종합 2위를 확정했다. 기초종목인 육상에서도 금메달 3개를 따내 내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한 희망을 봤다.

▲종합 2위 수성의 든든한 밑거름 '전통 효자 종목'

한국의 전통적인 효자 종목인 사격과 유도, 양궁, 볼링, 골프는 이번에도 제 몫을 해줬다

특히, 남녀 태극궁사들은 이번 대회에서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모두 따냈다. 남자 단체전은 1982년 뉴델리대회부터 8연패에 성공했고, 여자단체전은 1998년 방콕대회부터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고교생 궁사' 김우진(18. 충북체고)과 '예비신부' 윤옥희(25. 예천군청)는 각각 개인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 2관왕에 올랐다.

초반부터 금메달 사냥에 앞장선 사격은 이번 대회에서 최고 '효자종목'으로 떠올랐다.

4년 전 도하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는 데 그쳤지만 광저우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로 이전 대회의 부진을 말끔히 털어내고 아시아 사격 강국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사격은 한국의 한 대회 단일종목에서 따낸 최다 금메달 기록도 갈아치웠다.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에 그치며 울상을 지었던 유도는 금메달 6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 등 총 14개의 메달을 수확해 활짝 웃었다.

'태극 검객'들은 역대 대회 출전 사상 최다인 금메달 7개를 따냈고, 볼링도 역대 최고 성적인 금메달 8개를 획득해 아시아 최강의 저력을 과시했다.

남녀 골프 대표팀도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휩쓸어 도하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전종목 석권에 성공, 새 효자종목으로 자리를 굳혔다.

반면, 화려한 시절을 보냈던 복싱과 레슬링은 단 한 개의 금메달도 추가하지 못해 고개를 숙였다. 태권도도 목표로 내건 8개의 금메달 가운데 4개밖에 수확하지 못해 종주국 위상에 큰 상처를 입었다.

▲런던올림픽 전망 '쾌청'

이번 아시안게임은 2년 뒤 열리는 런던올림픽을 미리 전망할 수 있는 '리허설 무대'이기도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선전으로 2년 앞으로 다가온 런던올림픽에 대한 전망도 밝혔다. 무엇보다 아직 10대 고등학생들의 선전은 이번 대회에서 거둔 한국의 가장 큰 소득이다.

'고교생 궁사' 김우진을 비롯해 태권도 남자 63kg급 이대훈(18. 한성고), 남자 체조 도마의 양학선(18. 광주체고) 등은 2년 뒤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또 런던에서 금메달에 도전할 수영 박태환, 배드민턴 이용대(22. 삼성전기), 사격 이대명, 펜싱 남현희(29. 성남시청)는 이번 대회에서 국제경쟁력을 확인해 다가올 런던 올림픽에 대한 전망을 한층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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