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을 이끈 이기흥 단장(55)은 단장은 26일 선수촌 웰컴센터에서 가진 결산 인터뷰에서 "금메달 70개 이상으로 4개 대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해 한국으로 돌아가게 돼 기쁘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 단장은 "우리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해 좋은 성과를 냈다. 모든 종목에서 고루 메달을 따줬다.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이기흥 선수단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대회 총평을 한다면.

"각계 각층의 아낌없는 성원에 힘입어 계획했던대로 70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 4개 대회 연속 종합 2위의 목표를 달성해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당초 목표를 훨씬 초과했는데.

"기분이 좋다. 우리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해 좋은 성과를 냈다. 모든 종목에서 고루 메달을 따줬다.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선수와 지도자, 대한체육회가 하나가 돼 함께 이뤄낸 성과다."

-부담은 없었나.

"부담이 심했다. 안전사고 없이 우리 선수들이 대회를 잘 마쳐야 하고, 대회 성적도 큰 부담이 됐다. 또, 수영연맹회장을 맡고 있어 수영 종목에서 '성적이 안 나면 어떻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종목은 무엇인가.

"사격과 유도다. 초반 우리가 일본과의 메달레이스에서 열세로 분석됐지만 사격에서 초반 잘 이끌어줬다. 유도도 아주 선전했다. 수영 역시 박태환과 정다래가 잘 해줬다. 중국이 일본의 강세 종목을 초반에 잡아 준 것도 종합 2위 수성에 힘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 희망을 발견한 종목은.

"무엇보다 박태환 선수가 자기 실력을 회복했다는 점을 꼽고 싶다. 또,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 사격도 정상적인 실력을 회복해 세계 정상급 수준까지 올라왔다. 예상치 못한 종목에서도 선수들이 모두 열심히 해 좋은 성적을 냈다."

-이런 점은 조금 아쉽다라고 생각한 것이 있나.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금메달 100만원, 은메달 50만원, 동메달 30만원의 연금이 돌아간다. 하지만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을 아무런 조치없이 그냥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 국가대표가 되기도 힘든데다, 아시안게임에서 5분을 위해 4-5년 동안 준비했던 선수들도 있다. 이제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생각해야 한다. 특히, 신기록을 세운 선수들에 대해 격려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 건의하겠다.또, 특식을 준비해주신 식당 아주머니, 물리치료사 등 선수단 지원을 위해 고생하신 모든 분들을 위한 신경도 써야 한다."

-심판 판정 등에서 중국의 텃세가 심했는데.

"판정은 경기가 끝났으니 번복할 수 없는 일이다. 대신 앞으로 심판과 지도자 교육을 강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적인 실력을 키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또, 선수들도 꾸준히 국제대회에 참가시켜 얼굴을 알려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

-한국 스포츠가 더 보완해야 할 부분은.

"앞으로 한국 체육이 더 발전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기초 종목인 수영과 육상, 사격에 집중적인 지원이 아직 더 필요하다. 여타 종목들도 전략적으로 검토해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가 이번 대회 통해 배울 점은.

"물량공세보다 우리는 질적인 선진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으면서도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물량보다는 내용에 집중하고, 경직된 대회가 아닌 모두가 공유하는 대회를 만들어야 한다."

-광저우대회에서 아쉽다고 느낀 점은.

"물량은 우수했지만 보완이 너무 경직돼 있었다. 입출입이 너무 까다로운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 전반적인 시스템 구축도 미흡했다고 생각한다."

-대회 기간 중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있었는데.

"그 소식을 전해 듣고 솔직히 놀랐다. 곧바로 지도자와 감독자 회의를 열고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고 경기 준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이번 대회에서 남북체육교류가 없었는데.

"그동안 남과 북은 국제대회에서 자연스레 교류를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앞선 천안함 사건 때 북측의 정식 사과가 없어 우리 선수들이 북측 선수들과 접촉하는 것을 되도록 자제하도록 했다."

-일정을 끝낸 선수 가운데 박태환과 정다래만 남게 했는데.

"선수 보호와 관리를 위해 남겼다. 이 선수들은 다가올 런던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한국에 가면 이들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수영 선수들은 7~10일 만 쉬어도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차세대 지도자로 활약할 이들이 여기에 남아 선수들과 교류하면서 문화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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