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다국적기업 머크앤컴퍼니(MSD)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약물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 3곳과 동시에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공개했다.

MSD는 26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호주의 백신 개발 업체인 테미스 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고 국제에이즈백신계획(IAVI)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도 공동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테미스는 홍역 바이러스 벡터를 기반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에서 물질을 도입(인라이선싱) 했으며 지난 2월부터 생체내(in vivo) 시험에 들어갔다.

테미스는 지난 3월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관한 제휴 계약을 맺었으며 이번 달 초에는 프랑스 백신 생산 서비스 업체인 에이비엘 유럽과 계약을 체결했다.

MSD는 올해 안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며 현재 10억도스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내부 자원과 외부 계약 업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MSD의 또 다른 파트너인 IAVI은 MSD사가 개발한 에볼라 백신 'ERVEBO(어베보·개발명 rVSV-ZEBOV)'와 같은 기술 플랫폼을 사용한다. '어베보'는 유럽 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최초의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으로 지난해 말 승인 받았다.

해당 백신은 수포성 구내염 바이러스(VSV) 벡터를 전달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할 유전자를 주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를 감염시킬 때 사용하는 단백질이다.

주입된 스파이크 단백질을 몸에서 항원으로 인식하면 이에 대응하는 항체가 생성되고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도 반응할 수 있다.

MSD사가 IAVI와 함께 개발 중인 백신은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으로부터 3800만달러(약 468억원)를 지원받아 올해 말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MSD는 다른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달리 그동안 코로나19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미 3개월 전부터 미국 보건부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도 이미 임상1·2상에 들어갔다. 사노피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는 지난 4월 중순부터, 아스트라제네카는 옥스퍼드 대학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켄 프레이저 MSD 최고경영자는 파이넨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종종 언급되는 12~18개월 개발 일정은 '매우 공격적'인 목표"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수십억명 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수백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할 때는 안전을 확인해야한다"며 "대규모 임상시험은 완료시점까지 몇 년씩 걸린다"고 지적했다.

MSD는 코로나19 백신뿐 아니라 치료제 개발에도 나섰다.

MSD는 같은 날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와 함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인 'EIDD-2801'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EIDD-2801는 체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복제하는 과정을 차단하는 원리로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EIDD-2801은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개발한 약물로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와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 등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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