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안]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에서 <미디어 랩소디> 展을 개최한다.

<미디어 랩소디> 展은 미디어를 예술과 접목한 다양한 방식의 작품과 텍스트로 미디어아트의 실천적 실험의 흐름과 비전을 조망한 기획전이다.

20세기 후반 동시대 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백남준, 그 맥을 이은 박현기 등 아날로그 미디어아트 작품의 회고적 소환과 권순환·김해민·육근병·육태진·김범·이용백·홍남기·박철호·최성록·선우훈 등 현재의 디지털 미디어아트 미술가 작품들을 교차해서 만날 수 있게 구성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작품과 현재 활동 중인 미술가들의 작품들이 서로 다르게 수용하고, 매개하고, 소통하면서 새로운 미학적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마셜 매클루언(1911-1980)은 <미디어는 메시지다. The Media is the Massage, 1967>에서 미디어가 인간의 촉각을 자극할 것이고, 모든 미디어가 인간의 감각에 전면적이고 무자비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술했다.

그는 미디어가 단지 물리적인 것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창출해내는 ‘에너지의 소용돌이’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디어 자체가 메시지라는 그의 주장은 지금도 유효하다. 미디어의 발전은 인간의 감각을 확장했으며, 동시대 미술을 견인하고 있다.

백남준의 <TV 부처>를 [1974(2002)년 作] 전북에서는 처음 선보인다.

종교적 구도자이며 동양적 지혜의 상징인 부처가 대중매체인 TV를 하염없이 보고 있다.

화면 속 자신에 빠져든 나르시스적인 태도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끊임없이 바라보며 성찰한다’는 진중한 메시지를 던진다.

박현기는 백남준 이후 한국 비디오아트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만다라 시리즈>[1997년 作]는 서적에서 스캔한 여러 장의 만다라 이미지를 편집하고, 수십 개의 포르노 영상을 배경으로 돌려 두 가지의 다른 이미지들을 교차시켜서 종교적 영역과 세속적인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권순환의 <Hobject-PaPhe Project>[2019년 作]는 소통단절의 시대상을 반영한 인간의 얼굴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아이 마스크를 씌워 홀로그램으로 만든 후, 투명한 유리 상자에 넣어 관객이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얼굴이 보이다가 안 보이게 간극을 두었다.

한편으로, 오브제의 그림자에 해당하는 모니터 속 영상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을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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