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 변수에 첫날 울고 안정 운영으로 막판 ‘웃음’
-격정과 조화의 ‘콜라보’ 집결판…소리축제 독자 영역 구축
-창의적인 기획, 촘촘하고 치밀한 구성 “역대급 개막공연

 

[투데이안] ◆개막일 들이닥친 태풍 변수에도 안정 운영 빛나

2019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한, 이하 소리축제)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닷새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라북도 14개 시군에서 펼쳐져 숱한 화제와 관심 속에 5일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개막 당일 들이닥친 태풍 ‘미탁’의 초대형 변수를 만난 소리축제. 예측불허의 악천후 속에서도 안정적이고 신속한 대처는 소리축제에 대한 신뢰를 더 단단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태풍을 만난 소리축제는 근심으로 시작해 빛나는 운영과 발빠른 대응으로 막판 웃을 수 있었다.

개막일 오전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빗줄기는 소리축제 대표 프로그램인 <개막공연-바람, 소리>의 정상적 운영이 우려될 만큼 거셌지만, 예상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모여 들어 소리축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확인한 전화위복의 기회였다.

◆과감하고 창의적인 기획, 촘촘하고 치밀한 구성 “역대급 개막공연”

소리축제 개막공연은 국경, 시대,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대형 컬래버레이션으로, 이제 소리축제만의 고유한 정형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다양성의 존중, 결합과 해체, 격정과 조화 등 다채로운 음악적, 예술적 행위의 집합체로서 고유성과 유일성을 확보한 공연으로 매해 새로운 화제를 낳고 있다.

올해는 특히 과감하고 창의적인 기획과 촘촘하고 치밀하게 직조한 음악 구성 등에서 ‘역대급 개막공연’으로 진일보 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이 가운데 전북지역 관악오케스트라 200명의 학생연합이 전통 궁중음악의 정수 ‘수제천 변주곡’을 연주함으로써 가장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명장면으로 호평을 받았다.

개막공연은 소리축제 컬래버레이션 프로그램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소리축제가 가장 잘 하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것은 바로 이 국내외 음악가들을 망라한 ‘컬래버레이션’의 힘에서 나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외 음악가들을 씨줄과 날줄이 교차하듯 촘촘하게 엮어낸 콜라보 프로그램은 크고 작은 파장과 에너지를 그리며 소리축제만의 가치와 차별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개막공연은 바로 그 독자적 ‘콜라보 조직화’의 집결판인 셈이다.

◆진지하고 집중도 높은 마니아 공연으로 정착한 <광대의 노래>

소리축제 간판 프로그램인 <광대의 노래>는 올해 가장 ‘핫’한 프로그램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올해는 관악기 중심 ‘바람의 길’이라는 주제 아래 동서양 관악 명인들과 전통예술의 조화가 돋보인 프로그램을 선보여 음악 마니아들을 매료했다.

강태환(색소폰)×강권순(가곡), 앤더스 해그베르그(플루트)×이창선(대금), 나왕 케촉(티베트 플루트)×여미도(즉흥 춤) 등 짝을 이룬 아티스트 간 밀도 있는 사전 작업과 상대 예술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빛난 무대였다.

동서양, 장르간 확장과 탐색의 진일보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 예술인의 호흡을 따라가는 관객들의 진지하고 집중도 높은 관람 태도는 마니아 관객층의 탄탄한 지지를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판소리 애호가들의 성지로 자리잡은 ‘편백나무숲’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 편백나무숲 ‘젊은 판소리 다섯바탕’은 판소리 애호가들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는 게 중론이다.

관객들의 추임새가 전주대사습 관람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연상케 할 만큼 애호가층이 탄탄하게 구축됐음을 엿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8:1의 경쟁률을 거쳐 선발된 젊은 차세대 소리꾼들에게도 미래 가능성 있는 주자로 눈도장을 찍는 권위 있는 무대로 인식되고 있다.

◆전통에 대한 미래세대들의 애정을 키운 ‘어린이소리축제’

‘어린이 소리축제’는 소리축제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어린이를 위한 공연, 체험, 전통을 소재로 한 전시체험 등 ‘어린이 소리축제’의 적극적인 투자와 배려가 눈길을 끌었다.

이는 ‘리틀 뮤지션’ 등 공연 20회, 전시체험 5일, 소리배움터, 어린이 대음악제, 어린이 소리그림 그리기 이벤트, 키즈존 등 다채로운 기획으로 구현됐으며, 전통에 대한 미래세대들의 관심과 애정을 키우기 위한 소리축제만의 특별한 노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찾아가는 소리축제’ 역시 전라북도 14개 시군 초중고교를 찾아가 세계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살아있는 예술교육의 장으로 매해 관심과 참여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주제 ‘바람’ 메시지로 포인트…여백과 여유의 미 살린 행사장 장식

이외에도 부스 및 푸드트럭 등 공간을 가득 채우던 행사장 구성도 힘을 빼고 관객 시야와 동선을 확보하면서 포인트만 강조하는 방식으로 전환, 여백과 여유의 미를 살렸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 축제의 주제인 ‘바람, 소리’를 모티브로 바람개비, 달풍선, 소원 풍경등 등을 포인트로 앞세우고, 모악광장 앞 출연진 네임 배너 등을 통해 공연축제로서의 품격과 메시지를 살린 공간 미학으로 호평을 받았다.

◆야외 공간의 밀도있는 배치와 특성 부여로 차별화 구축

체험과 놀이, 쉼터 중심의 키즈존, 악기체험과 거리악사 중심의 리듬&플레이존, 가족단위 관객을 위한 오픈형 무대 연지마당, 판소리와 월드뮤직의 아기자기한 배치로 명소화를 이끌어 낸 ‘편백나무숲’ 등은 이제 소리축제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야외 공간의 밀도있는 배치와 구역 별 특성을 부여함으로써 공연과 축제성을 다채롭게 아우르는 축제로서 차별화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소리축제 측에 따르면, 축제 4일 차인 지난 5일 현재 행사 관람객 10만6천여 명으로 집계됐으며, 유료관객점유율 82.6%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는 변화무쌍한 기상여건 속에서도 예술의 다양성을 수용한 존중과 조화의 가치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며 의미있는 여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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