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3일 故 노무현대통령 서거 10주기를 추모하며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대통령 사후 공개된 사진에 얽힌 이야기' 소개했다. 두번째 만남 얘기다.

생전의 노무현과 김성주의 만남은 세번이다. 시민단체 초청 전주 강연, 청와대 초청, 봉화마을을 찾아서다. 노무현 대통령 사후 그는 단체나 지인들과 함께, 나홀로 봉화마을을 들리곤 한다.

김성주 이사장의 사진첩 첫페이지는 "노랑민들레가 있었다. 책갈피 너머로 바람이 불어왔다. 그것은 그리운 사람의 모습이었다' 로 열린다.

'노무현과 김성주의 인연' 영상 캡쳐 사진

오늘 페이스북에는 그가 만난 노무현과의 인연이 소개됐다. 다음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며 노대통령이 흘린 뜨거운 눈물은 가슴속 아픈 기억으로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매년 5월23일이 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슬픔이 오래된 상처처럼 되살아납니다.

1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누구보다도 뜨겁게 살아간 '인간 노무현'의 삶에 생각이 머물면, 세월이 가져다주는 망각조차도 소용이 없으며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게 됩니다.

무슨 특별한 개인적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까이서 같이 일한 것도 아닌데 그렇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만난 것은 모두 세 번입니다.

처음은 2001년 또 다시 부산에서 떨어진 바보 노무현을 위로하기 위해 한 시민단체가 초청한 강연차 전주에 왔을 때이고 두 번째는 2006년 8월 청와대에서 마지막 세 번째는 퇴임 후 2008년 가을 봉하마을이었습니다.

'노무현과 김성주의 인연' 영상 캡쳐 사진

그 중 두 번째 만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02년 대선 때 '희망돼지저금통'사건으로 기소된 50여명의 노사모, 국참회원 등이 선거가 끝난 지 3년 반 만에 청와대 초청을 받았습니다. 

대통령 서거 후 공개된 사진 중 대통령께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장면은 바로 2006년 8월27일 비공식오찬장에서 있었던 일입이다.

그날 나는 희망돼지기소대책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대통령의 바로 오른쪽에 앉아 있었습니다.

오찬은 대통령의 환영사와 답사, 그리고 대통령께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씀으로 이어졌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대통령이 인기가 없으니까 청와대로 찾아오는 사람도 없다'고 하시면서 '여러분을 이렇게 늦게 불러서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제가 답사를 했습니다.

"참 와보고 싶었습니다. 참 만나보기 원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분, 우리가 지지하는 분이 일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불가능해보였던 승리를 쟁취했던 그 날로부터 한참 지나 이제야 오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은 정말 부패 없는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고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셨던 분들입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대접받기 원치 않았고 보상을 원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 노짱님의 성공과 우리의 승리입니다. 

낡은 시대의 유물을 청산하고 대한민국을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것, 우리 사회가 더 진보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우리가 다시 승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는 노짱님에게 새로운 용기를 드리러 왔습니다. 
여기 오신 분들을 대표해서 말씀드립니다. 힘내십시오. 사랑합니다."

이 말이 끝나자 대통령께서 손수건을 꺼냈고 참석자들도 서서히 눈시울을 적시기 시작했습니다.

'노무현과 김성주의 인연' 영상 캡쳐 사진

노대통령은 지난 4년여를 회고하면서 권력기관도 중립화시키고 수출액, 외환보유고 등 경제지표도 좋아졌고 신용불량자 감소 등 많은 일을 했는데 꼭 한 가지 이루지 못한 것이 있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하시고선 펑펑 우셨습니다. 장내는 모두 울음바다가 됐지만 당신은 ‘오랜만에 실컷 울었다’며 후련해 하셨습니다.

참으로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못해서 국민들에게 미안해하는 순수한 분이셨습니다. 

국민들 앞에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노무현대통령은 우리들 마음 속 대통령으로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그 날을 떠올리며 다시 하염없이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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