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마음가짐은 있지만 기회가 없다. 딱하지만 한국축구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21. 셀틱)의 상황이 그렇다.

이란과의 A매치 평가전을 소화한 후 8일(이하 한국시간) 출국한 기성용과 차두리(30)는 소속팀 셀틱FC로 돌아가 11일 오후 11시 하츠FC와의 2010~2011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4라운드를 준비한다.

차두리와 달리 기성용의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당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데다가 A매치 출전을 위해 장거리 비행을 한 탓에 체력적인 문제를 이유로 출전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성용은 8일 인천공항 출국장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는 상황과 그로 인해 팀내 입지가 좁아지는 것에 대한 고민이 상당했다. 자연스레 컨디션 난조로 이어지고 있어 더욱 그랬다.

소속팀에서의 부진은 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기성용은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45분을 뛰는데 그쳤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자로 잰 듯한 '택배 크로스'를 날리며 그라운드를 누비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이란전을 지켜본 후 "기성용이 소속팀에서 많이 뛰지 못해서 그런지 몸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단번에 경기감각 저하를 지적했다.

기성용 본인 역시 "소속팀에서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하다 보니 감독이 원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며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더군다나 기성용이 한국에서 언급한 이적, 감독, 출전시간 등 예민한 사항이 스코틀랜드 현지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돼 상황은 더욱 오리무중이 됐다. 유연한 사고가 지배적인 분위기라 한들 자신과 관련된 소속팀 선수의 부정적 발언은 감독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셀틱이 시즌 개막 후 3연승(승점 9점)을 달리며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점도 기성용으로선 부담스럽다. 잘 굴러가는 팀에 굳이 변화를 줄 이유는 없다.

서두른다고 해결된 문제는 아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차두리는 기성용에 대해 "(기성용이)자신이 가진 장점과 팀이 원하는 부분을 잘 조화시키면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성용으로선 감독의 의중을 빨리 파악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미미한 기회라 할지라도 잘 살려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고 있는 '캡틴' 박지성(29. 맨유) 역시 출전이 불투명하다. 박지성은 지난달 23일 풀럼 FC와의 2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해 66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것이 올 시즌 전부이다.

박지성은 "경기에 출전할 지는 돌아가 봐야 알 것 같다. (팀 성적이) 좀 더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맨유는 승점 7점(2승1무)으로 첼시FC(3승 9점), 아스날FC(2승1무 7점)의 뒤를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아스날에 골득실에서 1골 뒤져 뒤로 갔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 착실하게 승점 3점을 쌓아야 하는 맨유가 로테이션 시스템을 통해 박지성을 활용할 지 관심이다.

맨유는 11일 오후 8시45분 에버튼과 4라운드를 치른다.

볼턴 원더러스의 이청용(22)은 11일 오후 11시 아스날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체력적인 부담이 적지 않지만 팀의 핵심 멤버인 만큼 출전이 유력해 보인다.

프랑스 AS모나코에서 활약 중인 박주영(25)은 13일 오전 4시 마르세유전을 통해 시즌 마수걸이 골에 도전한다.

박주영은 시즌 개막 후 4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하고 있지만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해외파 주말 경기 일정

▲9월11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에버튼(오후 8시45분)

이청용-볼턴 vs 아스날(오후 11시)

기성용, 차두리-셀틱 vs 하츠(오후 11시)

▲9월13일

박주영-모나코 vs 마르세유(오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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