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거주 요건 빼라'는 대교협 권고 재심요청…법제처 유권해석 신청

- 지역 수험생 피해 최소화…당초 지역인재 전형취지 살리겠다는 입장

▲ 전북대.

전북대학교(총장 김동원)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다시 ‘반기’를 들었다. 전북대는 대교협이 권고한 ‘의·치·수의·간호학과’ 지역인재전형 지원자격이 부당하다며 재심의를 요청했다. 법제처에는 해당 법령에 대한 유권해석을 신청했다.

17일 전북대에 따르면 전북대는 대교협의 권고에 따라 지역인재전형의 지원 자격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도내에 3년 이상 거주해야한다’는 요건을 삭제하는 등 자격 기준을 완화한 바 있는 전북대가 애초대로 ‘학생과 학부모 거주요건’을 포함해 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인재전형 자격 요건이 지방대학육성법에 위배되지 않고, 대학 자율화 정책에도 부합할 뿐 아니라 지역인재 전형을 실시하는 기본 취지에도 어긋나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그러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전형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교협은 지난해 학부모 거주 여부는 대교협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부 또는 모와 학생 모두가 전북지역에 거주해야한다’는 자격 요건을 삭제할 것을 전북대에 권고했다.

하지만 전북대는 “애초 지역인재전형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공고됐기 때문에 2019학년도에는 지원자격을 부모와 학생 모두가 전북에 거주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싶다”는 이유를 들어 대교협에 수차례 재심 요청을 한 바 있다. 2019학년도에는 전북대의 계획대로 지역인재전형 자격요건이 적용돼 입시전형이 이뤄졌다.

그러나 대교협은 2020학년도 전형에서는 지난해 권고안대로 지역인재를 전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전북대는 지난 15일 2020학년도 지역인재전형 지원자격을 ‘부 또는 모와 학생의 전북지역 거주 요건’으로 변경하는 안을 대교협에 재심의 요청했다. 전라북도에 소재하는 고교에서 전 과정을 이수하고, 입학일부터 졸업일까지 부모와 학생 모두가 전북지역에 거주한 자’로 한정한 애초 전형기준이다.

이와 함께 이와 같은 변경 안에 대해 법제처에 유권 해석도 요청했다.

전북대는 이같은 재심 요청에 대한 근거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거주 요건을 삽입해 설정한 지역인재전형 지원자격이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을 준수하는 선에서 설정됐다. 특히 해당 지역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이 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기 때문에 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의 전북대의 ‘거주 요건’에 대한 불가 방침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전북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지방대육성법 제4조에는 ‘지방대학 및 지역인재 육성과 관련해 다른 법률에 우선해 이 법을 적용한다’고 명시돼 있고, 실질적 지역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독자적 기준을 제정하는 것이 관계 법령에 위배되지 않고 합당하기 때문에 대교협에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며 “전북대의 지역인재 전형이 지역 의료서비스를 책임질 실질적 의미의 지역인재를 선발하는 본래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대교협이 우리대학만의 지역인재전형 요건을 재심의하고 긍정적 방향의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북대가 이처럼 대교협에 재심을 다시 요청하고 법제처 유권해석까지 신청한 것은 일반고 살리기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교협 권고안대로 할 경우 ‘학생만 3년 거주’ 형태의 상산고와 같은 자율형사립고생들이 ‘의·치·수의·간호학과’에 입학하는 것이 손쉬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교협은 광주·전남지역 대학이 전형요건을 호남권역 거주까지 확대적용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형평성'을 강조해 재심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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