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시·주빌리은행, 23일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2017 금융복지 컨퍼런스’ 개최
- 전주시금융복지상담소 등 전국 금융복지상담소 운영성과 공유·역할과 개선방안 논의
- 종교계 후원으로 부실채권 소각행사도 진행돼 전주시민 40명 빚더미에서 해방돼

 

지난 2007년 옆집의 방화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보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A씨는 아내마저 병상에 눕게 되면서 병원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카드부채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카드빚을 갚기 위해 인력회사의 문도 두드려봤지만 고령의 나이의 A씨를 선뜻 받아준 일자리는 쉽게 생기지 않았다.

우연히 지난해 전주시도시혁신센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그는 전주시금융복지상담소를 알게 됐고, 상담소를 통해 파산 및 면책 상담을 받고 노령연금과 주거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채무에 대한 면책도 받게 되면서 10년간 이어져온 빚의 굴레에서 완전히 해방됐다.

이 같은 전주시금융복지상담소의 금융복지상담 사례는 전주시와 주빌리은행(은행장 유종일)이 23일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개최한 ‘2017 금융복지 컨퍼넌스’를 통해 전국에 소개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전국 각지의 금융복지상담소 운영 및 성과에 대해서 공유하고, 가계부채 상담기구로서 금융복지상담소의 역할과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김승수 전주시장과 제윤경 국회의원, 유종일 주빌리은행장, 용규광 전주시금융복지상담소장을 비롯한 전국 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금융복지상담소 소장과 상담사들, 금융위 관계자, 금융복지상담소 설립에 관심이 있는 지자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A씨는 이날 사례발표에서 “최근 면책까지 받게 되면서 마음의 부채를 덜 수 있게 되고, 넉넉한 마음으로 이번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됐다”라며 “저에게 평안을 주신 김승수 전주시장님과 노송동 주민센터 담당자, 전주시 금융복지상담소의 모든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먼저 유종일 주빌리 은행장이 ‘롤링주빌리, 빚탕감 운동의 의미,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한 기조발제를 통한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온 주빌리은행의 빚탕감운동의 의미와 성과, 정부의 빚탕감 정책,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 강의했다.

 

이어, 국내정책 세션에서는 하주식 금융위원회 서민금융과장이 금융소비자보호 정책 방향을 주제로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빚탕감 정책에 대해서 강연했다.

두 번째 세션은 전주시금융복지상담소 등 전주시와 광주 광산구, 전남, 서울 은평구, 성남시, 서울시, 경기도 전국 7개 금융복지상담센터장들이 각 자치단체별로 운영하고 있는 금융복지상담소의 설립 운영 사례와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또한, (사)한국사회책임협동조합 소비자정책연구소 진정란 연구원이 가계부채 상담기구로서 상담센터의 역할 및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전체 참여자들이 참여해 바람직한 금융복지상담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종합토론을 펼쳤다.

이와 함께,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천주교와 기독교, 불교, 원불교 등 국내 4대 종단 대표와 전북은행장, 유종일 주빌리 은행장이 참여하는 부실채권 소각식도 진행됐다.

소각식은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5년 이상된 장기 부실채권을 저가로 매입해 채무자의 빚을 탕감해주고 경제활동에 정상적으로 복귀시켜 자활의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전주시민 40명이 빚의 굴레와 악성 채권추심으로부터 해방됐다.

전주시 금융복지상담소가 금융권(전북은행)의 도움과 전주시 기독교연합회와 천주교 전주교구, 대한불교 조계종 금산사, 원불교 전북교구 등 종교단체가 후원한 1000만원의 기금으로 매입한 총 5억8천여만원(원금 2억4천만원, 이자 3억3천만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소각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제윤경 국회의원은 “어떤 종류의 채권채무 관계이든 채무자와 채권자가 동등한 권리를 가지는 상식적인 금융환경이 자리 잡을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며, 금융복지상담소가 전국에 공적 가계부채 상담기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빚은 갚아야 하는 것이지만, 결코 삶의 존엄을 포기하면서까지 갚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빚 때문에 자살을 하는 뉴스가 끊이지 않는 지금, 가계부채는 이제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할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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