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서부보훈지청 보상과 남지영

5․18민주화운동은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광주와 전남 일원에서 ‘비상계엄 철폐’, ‘유신세력 척결’ 등을 외치며 죽음을 무릅쓰고 민주주의 쟁취를 위해 항거한 역사적 사건으로, 독재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민중에게 귀중한 경험을 제공해주고 있다.

벌써 37년 전의 일이지만, 여전히 현재에도 기억되고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기억은 새로운 경험을 저장했다가 나중에 재생 또는 재구성하는 현상이다. 단순히 저장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되새김질하고 추억하는 것이다.

5․18을 겪은 사람들의 경험, 희생자들의 기억과 기억이 모여 역사가 되고, 역사와 역사가 모여 거대한 흐름이 돼, 5․18은 민주주의의 한 바탕이 됐다.

많은 분들의 희생이 있었지만, 한국 민주주의의 분수령이 되는 1987년 6월 항쟁의 동력이 돼 민주주의 쟁취와 인권회복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5월은 슬픈 달이며, 기쁜 달이며, 영광의 달이 됐다.

5․18하면 떠오르는 기억은 다소 뚜렷하다. 대학교에 다닐 무렵, 5월의 대학교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과 되새김으로 충만했다. 강의시간이면 교수들의 경험을 듣기도 했고, 각 과에서는 국립5․18묘지에 참배하러 다녔으며, 개인별 자원봉사를 통해 묘지에 찾아와 참배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에 대한 사실과 의미를 심어주었다.

그리고 전시된 사진을 통해 보았던 그 수많은 일그러진 얼굴들은 당시에 크나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한 사람 한 사람 천천히, 더욱 똑바로 보았던 기억이 있다. 아마 그 당시 시대상을 잊지 않으려 했던 까닭인 듯하다.

저마다 5․18에 대한 기억은 다르다. 기억하는 방식도 다르다. 그러나 5․18을 기념하는 자리에서만큼은 하나의 기억으로 남았으면 한다.

이번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9년 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된다고 한다. 제창(齊唱)은 여러 사람이 함께 노래를 부른다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기념식에서는 모두가 ‘함께’ 하는, ‘하나’가 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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