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석연찮은 합병 과정 주목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문형표 이사장 소환 검토

최순실씨 등의 국정농단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씨를 특혜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에 대해서도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23일 국민연금공단 전주 본부, 서울 강남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및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 관계자 사무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등 4곳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장소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 회계 자료 등을 확보하고 있다.

검찰은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찬성표를 던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공단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결권 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찬성표를 던졌고, 이후 5900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과정은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의 주도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형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합병 찬성을 종용했다는 일부 보도도 나온 상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삼성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240억원을 후원했다. 이와 별도로 정씨에게 말 구입비 등 35억원을 지원하고,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했다.

일련의 과정을 두고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경영 승계 과정에 최씨가 깊숙이 관여하고, 그 대가로 재단에 거액을 출연하고 최씨의 딸을 지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검찰은 압수물 등을 분석한 뒤 홍 전 본부장과 문 이사장에 대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뉴시스 오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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