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희씨

혼불학술상 열한 번째 수상작품으로 '혼불, 언어·문화·공간을 읽다'(전남대학교출판부·2015)가 선정됐다.

이 책은 '혼불'에 대한 신진 연구자들의 학문적 열정과 다양한 시각과 진지하고 신선한 사유가 담겨 있다.

문학박사 엄숙희(전북대 강사) 씨와 김수연·김연화·김은정·정도미·정미선·조아름·진주·최옥정 씨 등 전남대학교 국문과 대학원의 신예 연구자들이 '혼불'을 구심점으로 소설·시·국어학 등 각기 다른 자신의 전공 영역에서 개별적이고 독특한 접근을 시도해 그 성과를 묶은 책이기 때문이다.

'혼불, 언어·문화·공간을 읽다'는 총 2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에서는 「서사 언어의 겹 풀기」(진주), 「서사적 텍스트성의 중층」(정미선), 「서사 축으로서 의례의 의미 읽기」(김연화), 「균열의 서사와 주체」(엄숙희), 「서사 언어의 문화 가치」(장일구)가 실려 있으며, 「혼불」의 언어 자질이 만들어낸 다양한 문화적 의미망을 풀어낸다.

제2부에서는 「혼불」의 서사 공간과 인물들의 관계에 주목하며 「여성(성)의 장소ㆍ공간 분화」(조아름), 「집의 공간적 의미망」(장일구), 「매안마을의 다층적 공간 표상」(정도미), 「인물의 뿌리 내리기 전략」(최옥정), 「몸의 공간화 양상」(김은정), 「서사 공간의 해체 구도」(김수연), 「유동적 공간 경험과 인간의 욕망」(엄숙희)을 통해 인물들의 뿌리내리기 양상과 욕망의 분화 양상 등을 탐색하고 있다.

올해 심사는 전북대 장성수 명예교수와 우석대 송준호 교수, 전북대 김병용 초빙교수가 맡았다.

송준호 심사위원은 “신진 연구자 특유의 참신한 감각으로 「혼불」에 내재되어 있는 다양한 독해 가능성들을 이끌어내어 독서 지평을 한층 넓히고 있다.”면서 “이 연구 성과는 앞으로도 지속될 「혼불」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병용 심사위원은 “이 책에서 보여주는 다양성은 인문학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며 “주요 키워드들의 교합과 새로운 관점의 접근으로 시작된 이번 수상작은 백화제방(百花齊放)의 모범적인 사례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전남대학교 국문과 BK21+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이 연구를 주도했던 엄숙희 박사는 “「혼불」은 그 자체의 언어들이 만들어낸 의미의 공간이며, 그 언어들이 다양한 맥락 속에서 의미 지워지며 끊임없이 의미를 발생하며 재생산되는 텍스트로, 늘 새로운 해석의 욕구를 자극하는 시간이었다.”면서 “소설뿐 아니라 시와 어학 전공자들이 자신의 전공 영역을 넘어 통섭과 융합적인 연구의 시각을 교류하는 장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혼불학술상은 혼불기념사업회가 소설가 최명희(1947-1998)의 삶과 소설 「혼불」을 비롯한 그의 작품을 대상으로 연구한 논문과 평론을 대상으로 심사해 시상(상패·상금 3백만 원)하는 상이다.

혼불학술상은 작가로서 최명희의 삶과 그의 문학세계를 조명하고, 연구자들의 업적을 기리며, 이의 문학사적 의의를 빛내기 위해 혼불기념사업회가 2001년 제정했다.

나아가 혼불학술상을 기점으로 한국문학에 대한 연구가 보다 심화되고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장일구·이덕화·박현선·서정섭·김병용·김복순·고은미·김희진·이월영·김정혜 등 10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시상식은 10월 22일 오후 3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00만 원이 수여되며, 시상식에 앞서 세미나가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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