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8월 12일~13일 전주한옥마을 및 국립무형유산원 일원 21개소에서 36개 프로그램 운영
- 문화재의 역사적 사실과 특징에 기인한 문화예술의 결합체로 문화재의 새로운 밤 풍광 재현
- 공간적 특성을 살려낸 공연 프로그램 및 젊은 전통과 문화가 새롭게 결합하는 흥미로움 제공

수백채의 한옥처마 사이로 쏟아지는 달빛과 전주천에 드리워지는 기와지붕의 밤 그림자 아래서 천년의 세월을 거슬러 가는 색다른 경험이 펼쳐진다.

 

전주시와 문화재청, 전라북도, (재)전주문화재단 전주야행추진단은 오는 12일부터 13일까지,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전주야행 천년벗담’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주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이자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도시로, 전주의 대표관광지인 한옥마을은 이미 연간 1000만 관광객이 찾는 명소이자 전 세계 여행자들이 반드시 가봐야 할 아시아 3대 관광명소로 손꼽히고 있다.

또, 전주한옥마을은 후백제의 왕도, 조선왕조의 본향, 양반의 풍류와 서민의 풍자가 담긴 전통문화예술의 현장이자, 근대 한국 민주주의의 시작과 한국 천주교의 산실이라는 숱한 역사가 도도히 흐르고 있다.

전주야행은 이런 전주의 역사를 한 밤중에 둘러보는 색다른 체험이다.

그간 모든 문화재들은 일몰 전까지만 개방됐지만, 일 년에 딱 두 번 진행되는 전주야행에서는 한밤중까지 문화재들이 개방돼 밤의 풍광을 품은 문화재의 멋을 관람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전주가 품은 옛 건축물과 유무형문화유산, 문화콘텐츠를 결합시킨 전주야행프로그램은 문화재청과 전주시가 심혈을 기울인 프로그램으로, 이번 전주야행에서는 전주한옥마을에 자리하고 있는 한국 역사와 문화의 상징공간에서 전주의 품격 높은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이 함께 펼쳐져 더더욱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전주야행은 단순히 도시의 경치를 둘러보는 여행을 넘어 문화유산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몸과 마음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기회로, 누구나 모든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어 ‘한 여름 밤의 역사문화투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전주, 조선의 역사 품은 한옥마을 야경
전주야행의 시작과 끝은 밤의 풍경을 담아내는 일이다.

한옥마을 공간 안에 전주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유형 문화유산의 야경은 전주, 그리고 한국의 어제와 오늘을 그대로 비추고 있다.

전주한옥마을로 들어가는 가장 대표적인 길 ‘태조로’를 따라가다 만나는 경기전은 태조 이성계의 위풍당당함과 마지막 황손의 서글픔이 함께 서린 곳으로 차분한 야경을 선사한다.

화려하지 않고, 단정하고 소박한 건축들과 땅 보다 하늘과 더 가까운 몇백년 수령의 은행나무들은 밤에도 찬란하다. 왕과 왕손만을 위해 길을 낸 것만 같은 좁은 대숲길의 밤바람은 정갈하다.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경기전에서의 자유로운 야간사진촬영대회는 꼭 기억할만한 인생사진 한 장을 남겨 줄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 전통의 차(茶)문화를 즐길 수 있는 ‘헌다례’ 행사와 전통복식체험 등 한 밤의 흥미로운 시간이 함께 한다.

경기전을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면 한옥마을이 살포시 내려다보이는 정자인 오목대를 만날 수 있다.

오목대는 태조 이성계가 승전을 자축하며 건축한 문화유산으로, 달빛을 받은 오목대와 오목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한옥마을 야경은 유명하다.

오목대에서는 전주의 문화재들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을 재해석한 ‘낭송낭독 대회’도 열려 달빛과 함께하는 문학의 밤이 펼쳐진다.

▲ 문화유산의 의미 그대로, 한 밤의 야외공연
문화유산을 무대 삼은 한 밤의 특별한 야외공연은 옛 건축의 매력에 더해진 전주야행 최고의 선물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히는 전동성당은 낮이고 밤이고 인산인해를 이루는 전주한옥마을의 명소로, 그레고리안 찬트 등이 천상의 목소리를 선사하는 ‘천상지음’ 공연이 열린다.

또한, 전주의 선비들은 글 읽고 외우는 소리가 시끄러워 쫓겨날 만큼 학업에 열심이었지만 동시에 시와 음악, 또 시와 그림을 합하는 등 운치 있게 문화예술을 창조하며 멋을 즐겼다.

수령 500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굽어보는 전주향교 마당에서는 ‘묵향청음-선비와 풍류’가 펼쳐져 야행객들이 자유로움과 애절한 풍류음악들을 즐기면서 하룻밤 전주의 선비가 되는 기회를 제공한다.

국립무형유산원은 대한민국 무형유산을 한데 모은 무형유산의 전당으로, 무형유산들의 축제인 ‘그림자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어릴 적 촛불 뒤에서 펼치던 그림자놀이를 대형무대에서 펼쳐 야행객들이 자녀와 함께 추억을 쌓아가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LED 꽃을 활용한 ‘달빛 플라원 정원’도 관람객들에게 한 여름 밤의 환상을 심어줄 놓치지 말아야 할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이와 함께,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전주야행을 통해 예로부터 온 백성에게 가장 인기를 끌었던 대표적인 전통연희 중 하나인 줄타기 버나놀이를 선보인다.

줄타기는 공중에 매어놓은 줄 위에서 재담과 노래를 섞어 갖가지 재주를 부리며 벌이는 놀음으로, 어릿광대로 나서는 권원태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 멋진 줄타기를 선보였던 예인이다.

권원태가 선보이는 줄타기 버나놀이는 둥글고 널직한 접시모양의 기구 버나와 앵두나무, 담뱃대를 가지고 여러 가지 재주를 부리는 남사당놀이로, 던질사위-양다리사위-무지개사위-정봉산성 매 받는 사위 등 여러 기술을 가지고 있다.

버나 돌리기는 중국인들이 하는 접시돌리기와 비슷하지만, 단순히 묘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닌 재담과 창이 결합된 극적 흐름을 담아 더욱 흥미롭다.

전주야행에서는 또 국악버스킹 페스티벌이 펼쳐져 전주의 젊은 전통이 이날 온종일 한옥마을 곳곳을 울리게 된다.

다양한 국악기 연주와 판소리, 타악연주 등 전주의 젊은 연주자들이 흥겨운 판을 벌여 전주야행을 찾은 관객들을 맞는다. 또한 판소리, 민요 배우기 등 체험도 함께 진행된다.

전주의 대표적 물길인 전주천은 그 역사와 전통은 물론 생태하천으로도 이름이 높은 하천으로, 전주천 ‘쪽배살풀이’ 가 진행된다.

쪽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금파춤보존회의 살풀이는 자연의 물길과 한국의 몸짓이 만나는 특별한 무대다.

▲ 몸을 던져 들썩들썩, 한 밤의 즐거움
한옥마을은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가 같이 공존하고 있어 20대 여행객이 선호하는 관광명소다. 젊음의 기운을 뿜어낼 전주야행의 ‘액티브’한 프로그램으로 한 밤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한옥마을 옆에 위치한 남부시장은 전주의 가장 크고 오래된 전통시장으로 야시장이 운영되면서 밤에도 시끌벅적하다.

전주야행에서는 남부시장을 배경으로 왕의 초상을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들의 한바탕 소동이 펼쳐지는 ‘왕의 초상을 지켜라’가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인기를 모으는 탈출게임을 야외로 옮긴 것으로 어느 편에 서든 승자에겐 뜻밖의 기쁨이 기다린다.

이밖에, 이번 전주야행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전주시민과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해 전주의 밤을 형형색색 물들이는 ‘강강수월래’가 경기전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펼쳐지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전주야행에 대한 기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www.jeonju-night.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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