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호국보훈의 달을 생각하며...
[전주보훈지청 보상과 김건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저항 시인인 이육사의 광야라는 시의 일부이다. 우리 민족이 끊임없는 외침을 극복하고 오랜 역사를 굳건히 지켜올 수 있었던 원천은 바로 이 민족정신이 아닌가 싶다. 부러질지언정 결코 휘지않는 고고하고 강인한 정신이 바로 국난을 극복하는 힘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민족정신, 국난극복의 힘은 무엇으로부터 나올까? 나는 바로 “호국”과 “보훈”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어느 나라, 어느 누구에게든 가장 소중한 목숨을 바쳐 국가를 지키는 일은 시대를 초월해 가장 위대한 일이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에 대한 정당한 예우를 통해 국민의 애국심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 국가를 만들고,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점에서 “호국”과 “보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올해도 어김없이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고 있다. 이번 호국보훈의 달은 6월 6일이 현충일로 지정된 1956년부터 지정되어 올해 60회를 맞는다.
우리가 광복 후의 혼란과 6·25전쟁으로 전 국토가 폐허가 되었음에도 빠른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함께 이루어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은 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목숨을 바쳐 헌신하신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긴 세월이 흐르자 전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국민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됨에 따라 호국보훈의 달 의미도 나날이 퇴색돼 가는 것만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6·25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반세기가 넘는 세월이 흘러갔지만 아직도 우리 이웃에는 전쟁의 아픔을 안고 살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다.
전상군경과 전쟁미망인, 전몰군경유가족이 그 분들이다. 정부에서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한 의미도 이와 같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용사의 명복을 빌고 고귀한 희생정신을 받들어 국민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이번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해 ‘호국정신으로 갈등과 분열을 넘어, 미래로 통일로’라는 슬로건아래 제60회 현충일 추념식, 6·25전쟁 65주년 행사, 시민과 함께하는 호국보훈 퍼레이드, 분단극복 체험행사, 나라사랑 큰 나무 배지달기 캠페인 등을 전 지역 및 각 계 각층에서 다양한 행사를 실시한다.
또한 대국민 호국정신 함양의 일환으로 나라를 어떻게 찾고 지켰는지를 알리기 위해 지난날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한 호국영웅 알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6·25 참전용사 명비 건립 및 초·중·고 명패 증정행사, 6․25전쟁 호국영웅 우표 발행 등 우리 정서에 맞게「호국영웅」의 뜻을 기리는 행사를 적극 추진해 나간다.
다가오는 6월 6일 현충일에는 나라를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며 조기를 게양하는 일부터 시작해보자. 지난날 광복이라는 열매를 얻기 위해 선열들이 씨를 뿌렸듯이, 오늘 우리가 뿌린 씨앗들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생각만 해도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