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 규모화 추진 성공열쇠
2009-12-18 엄범희 기자
[투데이안 객원논설위원]필자는 전편 기고를 통해 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의 규모화 추진의 필요성과 방안에 대해서 의견을 정리한바 있다.
그러나 RPC 통합의 문제점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인 대안을 사전에 모색하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RPC 통합이 규모화라는 성과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위해 RPC 통합추진 시 반드시 검토되고 개선되어져야 할 주요 문제점과 그 개선방안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하겠다.
첫째, 규모의 경제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신중하게 짚고 넘어 가야할 문제가 있다. 다시 말하면 규모의 경제가 무조건 다 좋은 것은 아니다는 애기다.
경제학 이론을 빌리자면 산출량이 증가할수록 장기적으로 생산비용(평균비용)이 감소하는 경제규모는 일정 산출량 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으며 우리는 이를 최적시설규모 혹은 최적효율규모라고 부른데, RPC 규모화는 이러한 최적효율규모를 달성하는 생산량 단위로 통합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애기다.
그렇다면 현재 RPC의 최적효율규모를 실현하는 적정 생산량은 얼마나 될까? 연간 정곡(쌀) 생산량 기준 1만톤내외에서 생산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농협조사연구소는 분석결과를 공시하고 있다.
실례를 들자면 연간 정곡생산량 2,000톤에서는 20KG당 생산비가 6,000원이지만 10,000톤에서는 1,600원으로 크게 감소한다는 애기다.
둘째, 통합으로 인한 지배구조의 비효율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통합RPC는 민주원칙이 적용되어 전략적 의사결정이 저해될 수 있는 소지가 높다.
또한 경영이사회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미흡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렵다. 따라서 지배구조의 합리화를 위한 의결권의 비례화, 이사의 자격의 전문성 확보, 의사결정체계의 안정화와 단일화등과 같은 대안들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셋째, 통합RPC는 인적자원 확보에 불리한 면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 것인지 대안이 있어야 한다.
인적자원은 기업 경쟁우위의 주요 요인이며 기술이나 노하우를 축적하고 관리하는 근본적인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조합의 과잉인력을 해소하는 방편으로 통합RPC에 인력을 하견하거나 인사 및 근무조건의 인센티브가 부재하여 유능한 조합직원들이 통합RPC 근무를 기피하고 있는 현실 등을 예를 들 수 있다.
따라서 인력활용과 인센티브 개선을 통해 통합RPC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선택적으로 영입,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며, 파견직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하는 인사상 혜택이 필요 할 것으로 본다.
넷째, 자금조달이 번거롭고 손익배분절차가 구조적으로 까다롭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실적으로 통합RPC는 조합과 분리되면서 보증자격 등 자금차입절차가 매우 제한적이고 번거로워 정부 수매지원 자금이나 운영지원금 등의 신속한 차입이 안 되어 원활한 경영이 저해 될 수 있다.
따라서 자금조달과 손익배분의 합리화를 위한 대안이 반드시 사전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한계는 통합 RPC의 수매자금 차입기준을 완화하고 회원의 자금차입 보증을 의무화는 한편 통합RPC가 실현한 이윤의 내부적립 시스템을 강화하고 손실은 발생 원천별로 책임서 있게 귀속시키는 제도적 정치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분산된 시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RPC 통합이 처음 논의 될 당시의 시설 운영 모델은 주 RPC 1개를 제외한 나머지 PRC는 건조.저장시설(DS)로 전환한다는 것 이었는데 주RPC가 시군 내 가공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증설이 요구된다.
현재 대부분의 통합RPC는 기존 조합RPC의 가공시설을 개보수하여 복수RPC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분산된 시설을 운영.관리하기 위해 인력이 분산되어 인력운영의 효율성이 낮아지는 단점이 발생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통합RPC와 관내 건조저장시설(DSC)간 원료곡 이송에도 많은 물류비가 소요되고 있어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현재의 분산된 시설들을 최소 효율규모 사업물량(1만톤내외)과 내용연수(5년)를 감안하여 가능한 단일화하는 한편 노후시설의 현대화도 병행 추진하며 특히 건조저장시설(DSC)는 자동화를 기본으로 하여 조합원 접근성과 물류 효율화를 고려한 최적 입지에 설치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보여 진다.
결국 RPC 통합을 통한 광역범주의 규모화가 가져가 줄 강점을 살리고 지금까지 정리한바와 같이 예상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효율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노력이 상호 소통을 이룰 때 RPC 규모화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나병훈 전북도교육청 농협 지점장( starion5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