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설의 까치발 운동, 과학이 입증한 종아리의 힘'

2025-10-11     엄범희 기자

/전문가칼럼-김도진 교수(부천대학교 교수/부천시체육회 부회장) 
 

우리가 흔히 “까치발 운동”이라 부르는 발뒤꿈치 들기, 즉 Calf Raise 운동은 단순해 보이지만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점점 더 밝혀지고 있다. 단순히 종아리 근육을 단련하는 수준을 넘어, 보행 능력, 혈액순환, 낙상 예방까지 생각보다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가 보행 능력 향상이다. 일본의 한 연구에서는 간헐적 파행(혈관 문제로 오래 걷지 못하는 증상, intermittent claudication)을 가진 환자들이 매일 까치발 운동을 8주간 실시한 결과,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평균 44m, 최대 보행 거리는 99m 늘어났다고 보고된다(Journal of Vascular Surgery, 2017). 이는 종아리 근육 속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개선되어 에너지 대사가 원활해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 효과는 근력과 근육 부피 증가 효과이다. European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2023) 연구에 따르면, 무릎을 편 상태에서 까치발 운동은 비복근(종아리 근육)의 크기를 현저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서 하는 까치발 운동은 앉아서 하는 운동보다 비복근 발달 효과가 두드러졌다. 종아리 근육이 단단해지면 하체 안정성이 높아지고, 체형 교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 
  
세 번째는 노인 낙상 예방과 균형 능력 향상이다. 노년 남성을 대상으로 한 빠른 속도의 까치발 트레이닝 연구에서는 ‘빠르게 힘을 생성하는 능력(Rate of Torque Development)’이 20% 이상 향상되었다(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2017).

또 다른 연구에서는 노인들이 까치발 운동을 포함한 균형 훈련을 5주간 받은 후, 의자에서 일어나기나 걷기 속도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고, 낙상 위험도 줄어들었다(Clinical Interventions in Aging, 2015). 
 
마지막으로는 근육의 구조적 변화이다. 발뒤꿈치를 천천히 내리는 편심성(eccentric) 까치발 운동은 종아리 근육 섬유 길이를 신전하고 발목 가동 범위를 확장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부상 예방과 유연성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 2020). 
 
까치발 운동은 벽이나 의자에 손을 짚고 발뒤꿈치를 천천히 들어 올린 뒤 2~3초 유지하고, 다시 내려온다. 편심성 까치발 운동은 계단에 앞꿈치로 지지하고 뒤꿈치를 내린 뒤 다시 올려 주면 된다.

처음에는 하루 10~15회, 2~3세트만 꾸준히 해도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종아리가 편해지고 건강이 좋아지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필자는 까치발 운동은 노년층의 낙상예방 필수운동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과학적 연구 결과가 입증된 종아리 운동을 ‘전설의 까치발 운동’이라 명명하였다. 화려하지 않지만, 누구나 집이나 직장, 전철, 버스 등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 최고의 재활 운동이다.

오늘 하루, 잠시 발끝에 힘을 주어 까치발을 들어 올려 보기를 바란다. 작은 동작이지만, 그 속에 큰 건강의 비밀이 숨어 있다.